◇우리를 찾아줘/제이미 그린 지음·손주비 옮김/356쪽·2만1000원·위즈덤하우스
밤하늘을 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질문을 떠올려 봤을 수 있다. 미국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오래된 호기심을 파고든다. 생물학자, 역사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를 취재하면서 인류가 외계 생명을 찾아온 여정을 보여준다.
외계 생명을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은 근본적인 역설을 안고 있다. 아직 그 연구 대상인 외계 생명체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오래전부터 지구 밖 생명을 꿈꿔왔다. 르네상스 시대,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별이 사실은 행성이란 걸 깨달았을 때 인류의 시야는 지구 너머로 확장됐다. 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의 타원 궤도를 발견한 요하네스 케플러는 우주에 생명체가 풍부하다고 확신했다. 그는 17세기에 외계 세계에 대비하기 위해 공상과학(SF) 소설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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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저자는 중요한 건 “탐구 그 자체”라고 말한다. 외계 생명에 대한 연구는 수학적 확률만큼이나 공상에 크게 의존한다. 연구자들은 먼 행성의 지형과 표면을 가정해 모형으로 만들어보고, 평행우주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등 알 수 없는 영역을 상상한다. 이런 상상은 얼핏 비과학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자는 “공상은 실험실에서 할 수 있는 어떤 시도보다도 타당하다”며 “상상력은 비과학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를 미지의 세계에서 지식으로 이끄는 모든 가설, 도약의 원동력”이라고 단언한다.
상상력까지 동원해가면서 외계 생명을 찾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우주를 희망하는 이유는 너무 외롭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희망이 결국 더 나은 인류로 이끌 것이라 말한다. “반가워하고, 웃고, 사랑이 퍼진 미래를 바라보며, 바깥을 향해 나아가고, 결국 혼자가 아닌 인류”를 그려보자는 제언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