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대표작 ‘공허한 십자가’가 새롭게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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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허한 십자가/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428쪽·1만9500원·자음과모음
일본 미스터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대표작 ‘공허한 십자가’가 새롭게 출간됐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속죄’와 ‘형벌’이라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평범한 회사원 나카하라는 어느 날 딸 마나미를 강도에게 잃는다. 너무 큰 상실 앞에서 그는 정의가 무엇인지, 인간이 짊어져야 할 도덕적 책임이 무엇인지 마주한다. 그러나 사건은 끝이 아니다. 아내 사요코마저 죽음을 맞이하면서 남겨진 자의 삶은 다시 무너진다.
히가시노는 범죄 그 자체보다 ‘복수와 용서’, ‘속죄와 구원’ 사이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파고든다. 감옥의 시간만이 속죄가 될 수 있는가, 피해자의 고통은 누가 보상할 수 있는가. 독자는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십자가’의 무게를 생각하게 된다. 누가 누구를 정의의 이름으로 심판할 수 있는가.
◇ 도심 한옥에서 브랜딩을 찾다/ 박현구 지음/ 212쪽·2만2000원·디자인하우스
교보문고// 한옥 호텔 ‘노스텔지어’는 브랜딩 전략가가 희소성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과 감정적 유대를 맺는 브랜드 구축 노하우를 전하는 책.
대기업 브랜드 전략을 맡아온 저자 박현구는 타인의 브랜드가 아닌,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서울 북촌에 한옥 호텔 ‘노스텔지어’를 연 그는 구찌·프라다 등 럭셔리 브랜드 관계자들과 건축가 토머스 헤더윅의 극찬을 받았다. 문을 연 지 3년 만에 동북아 최초로 에어비앤비 ‘럭스’ 컬렉션에도 등재됐다.
책은 단순한 공간 운영기가 아니다. 저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제품과 경험으로 연결해 소비자와 감정적 유대를 맺는 방법을 보여준다. ‘희소한 것을 알고, 그것에 진정성을 담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이는 호텔 산업뿐 아니라 모든 업계에 적용할 수 있는 브랜드 구축의 본질을 짚는다. 그의 여정은 브랜드가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 고객과의 약속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지침을 제공한다. 브랜드의 시작부터 지속 가능성까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나침반이 될 책이다.
◇ 언제 살해당할까/ 구스다 교스케 지음/456쪽·1만8000원·톰캣
교보문고// 언제 살해당할까는 독창적인 구성과 정교한 트릭으로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원형을 보여준다.
70년 만에 다시 빛을 본, 에도가와 란포가 인정한 이색 추리 걸작 ‘언제 살해당할까’는 독창적인 구성과 정교한 트릭으로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원형을 보여준다. 병실 침상에 누워 있는 쓰노다는 움직이지 못한 채 사건을 추리한다. 거액의 통장, 마약, 청산가리 농축액 등 엇갈린 단서 속에서 아무도 보지 못한 진실의 조각을 짚어낸다.
‘안락의자 탐정’의 시선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중반 이후 현장을 누비는 경감 이시게의 발로 뛰는 수사극으로 이어진다. 두뇌 싸움과 현장 수사가 교차하며 사건의 실마리가 하나둘 드러나는 과정이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복선으로 독자를 이끈다. 책장을 덮을 즈음, 독자는 어느새 작가의 트릭 속에 빠져든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