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쌍둥이 형제가 1.28톤짜리 거대 호박으로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50년간 이어온 씨앗과 과학적 재배법, 협력의 정신이 만든 결실이다. 사진=@ianpaton2269
50년간 ‘호박 재배’에 인생을 바친 영국의 쌍둥이 형제가 무게 1.28톤짜리 거대 호박을 길러내며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사람은 “평생의 꿈이 이루어졌다”며 감격스러워했다.
28일(현지시간) 스미소니언 매거진(Smithsonian Magazine)에 따르면, 영국 리밍턴 출신의 이언과 스튜어트 패튼 형제는 ‘세계 호박 경연대회Great Pumpkin Commonwealth)’에서 가장 무거운 호박 기록(1.28톤)을 공식 인증받았다.
● 50년 전 씨앗 한 알에서 시작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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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여정은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단 한 봉지의 씨앗에서 시작됐다. 씨앗 봉투에는 ‘세상에서 가장 큰 호박을 길러보라’는 문구와 함께 거대한 호박 위에 앉은 소녀의 그림이 인쇄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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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8톤·둘레 6.4m…공식 인증된 세계 신기록
형제가 올해 재배한 호박은 둘레 약 6.4m에 달했다. 이들은 4일, 영국 리딩의 워그레이브 식물센터(Wargrave Nursery Plant Center)에서 계량을 진행해 세계 기록으로 등재됐다.
이번 기록은 두 형제가 수십 년간 ‘세계 2~3위권’을 오르내리다 처음으로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쥔 순간이자, 스튜어트의 “은퇴 시즌”과 겹쳐 더욱 의미 있는 결실로 남았다. 형제는 거대한 호박에 ‘머글(Mugg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 캐나다산 ‘애틀랜틱 자이언트’ 품종…정밀 제어 재배
사진=@ianpaton2269
형제가 사용한 품종은 캐나다 농부 하워드 딜(Howard Dill)이 개발한 ‘애틀랜틱 자이언트(Atlantic Giant)’, 전 세계 기록을 가장 많이 배출한 품종이다. 이번에 세계 1위를 차지한 ‘머글’ 역시 형제가 이전에 재배한 호박의 씨앗에서 자라났다.
형제는 약 670㎡(200평) 규모의 온실에서 온도, 습도, 토양 영양소를 정밀하게 조절하며 재배했다.
● “호박 재배는 경쟁 아닌 나눔…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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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현재 거대 호박의 성장 한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언젠가 1.3톤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