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나루토-블리치 등 소년만화 세대교체 성공 이루며 화려한 부활 영상-사운드 등 감각적 쾌감 앞세워
최근 극장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체인소 맨: 레제편’, ‘주술회전: 회옥·옥절’(위 사진부터). 26일 기준 세 작품 모두 국내 박스오피스 톱10에 들어 있다. CJ ENM·소니픽처스코리아·대원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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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에 자주 들리는 유행어가 하나 있다. ‘귀주톱.’ 최근 일본 소년만화 삼대장이라 불리는 ‘귀멸의 칼날’과 ‘주술회전’, ‘체인소(전기톱) 맨’의 앞글자를 따 만든 신조어다. 이 세 작품은 올해 영화로도 선보이며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종이만화부터 시작된 압도적 팬덤이 극장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흥행 성적만 봐도, 올가을 일본 애니메이션의 공세가 엄청나다. 우선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올해 국내 개봉한 영화 전체 흥행 2위를 달리고 있다. 26일 기준 누적 관객 수 551만 명으로, 1위 ‘좀비딸’(563만 명)마저 넘어설 기세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도 반응이 뜨겁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인 데다, 영화 주제가 ‘아이리스 아웃’은 국내 음원 플랫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16일 개봉한 ‘극장판 주술회전: 회옥·옥절’은 두 작품만큼은 아니지만 주목도가 높다. TV 애니메이션 2기 ‘회옥·옥절’ 에피소드를 극장판으로 재구성한 건데도 17만 명이 관람했다. 12월엔 후속편인 ‘극장판 주술회전: 시부야사변Ⅹ사멸회유’도 팬들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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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주톱’이 ‘원나블’ 등 이전 소년만화와 다른 점은 뭘까. 전문가들은 감각적 쾌감에 초점을 맞춘다는 걸 특징으로 꼽는다. ‘공각기동대’ ‘에반게리온’ 등 과거 애니메이션이 메시지 전달에 다소 집중했다면, 지금은 화려한 작화와 빠른 연출로 즉각적 반응을 유도한다.
유진희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겸임교수는 “영상미와 사운드 등에 특화된 제작 스킬이 현 세대의 소비 감각과 맞아떨어진다”며 “실사 영화 이상의 쾌감을 주는 작품들이라 영화관에서도 선택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