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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맞은 경주 첨성대…‘별을 삼킨 돌탑, 예술이 되다’

입력 | 2025-10-26 11:57:30

천년 세월 쌓인 공간, 공연·전시·가을꽃으로 물들어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세계유산 경주역사유적지구의 첨성대 일원은 문화예술 첨담기술이 융합된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뉴스1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가운데 경주 도심이 ‘문화 전시·공연 도시’로 변신했다.

26일 신라 천년의 숨결이 깃든 첨성대 일대는 공연과 전시, 가을꽃으로 물들며 세계 각국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가을 햇살이 비치는 경주 동부사적지 약 6만6000㎡(2만여 평) 잔디밭에는 해바라기, 국화, 백일홍 등 수십 종의 가을꽃이 만개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첨성대를 비롯해 계림, 월성(신라궁성), 반월성 해자, 경주박물관, 내물왕릉 등을 잇는 이 구간은 신라 천년 역사의 중심이다.

잔디밭 위에서는 아이들이 연을 날리며 웃음을 터뜨리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다.

첨성대 옆 메인 공연장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매일 저녁 전통무용과 클래식, 국악, 재즈 공연이 이어진다.

밤이 되면 첨성대를 배경으로 한 화려한 레이저쇼가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한 대학생은 첨성대를 스케치하며 “첨성대는 밤하늘의 창문 같아요. 별을 삼킨 듯 빛나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돌 하나하나가 하늘을 계산하던 과학의 흔적처럼 느껴진다”며 “신라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의 경주를 이야기하는 예술 작품 같다”고 감탄했다.

아이들의 그림 속 첨성대는 웃고 있었다.

돌틈에는 하트와 별이 그려져 있었고, 유적은 소원을 비는 탑으로 다시 태어났다.

천년 전 별을 관찰하던 돌탑 첨성대는 이제 사람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 되고 있다.

시간은 흘렀지만 하늘을 향한 인간의 마음만큼은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경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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