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상경 국토1차관 사의 표명…‘갭투자 사과’ 하루만에

입력 | 2025-10-24 22:51:00

“돈 모아 집값 떨어지면 사라” 발언 파문에
배우자 분당 아파트 갭투자 사실 드러나
여권서도 비판…대통령실 사표 수리 방침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관련 합동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8.21 (서울=뉴스1)


부동산 관련 발언과 갭투자로 논란이 된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4일 사의를 표했다. 19일 한 유튜브에서 “돈이 쌓이면 그때 가서 (집을) 사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진지 닷새 만이다. 6월 30일 차관에 취임한 그는 117일 만에 불명예스럽게 물러나게 됐다.

국토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24일 저녁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 차관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성남 민심에 기름을 부은 이 차관의 발언 등이 수습되지 않자 사실상 경질한 모양새란 해석도 나온다.

이 차관은 이달 19일 방영된 한 유튜브에서 “지금 사려고 하니까 그런 스트레스를 받는데 (집값이) 만약에 오르지 않고 유지가 되면 내 소득이 계속 또 벌게 되면 그 돈이 또 쌓이면 그때 가서 사면 된다”고 말했다. 이후 논란이 커지는 와중 그의 배우자 한모 씨가 지난해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를 33억5000만 원에 계약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 전인 10월 14억8000만 원에 전세 계약을 한 사실이 드러나 갭투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차관은 2017년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호반써밋’ 전용면적 84㎡를 6억4511만 원에 분양받았다. 이후 올해 6월 11억4500만 원에 매도한 뒤 해당 집에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다려서 사라고 막말을 했던 이상경 차관은 56억 원이 넘는 자산가이며 배우자 명의로 33억 원대 아파트도 갖고 있다. 결국 이재명 정부와 여권 고위층은 자신들은 수십억 자산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리면서 국민들에게는 전월세 난민으로 돌아가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갭투자’ 논란에 휩싸인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이 23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돈 모아 집값 떨어지면 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 차관 배우자가 지난해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국토교통부 유튜브 캡쳐)


이 차관은 23일 국토부 유튜브에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공직자로서 국민 여러분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에 대해서는 “배우자가 실거주 목적으로 샀다”고 아내에게 책임을 미루는 듯한 발언으로 오히려 비판을 받았다.

이 차관은 당시 “내 집 마련의 꿈을 안은 국민 여러분의 입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며 “배우자가 실거주를 위해 아파트를 구입했지만, 국민 여러분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쳤다는 말씀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사과는 했지만 아파트가 자신이 아니라 배우자 명의라는 점을 앞세운 것이다. 사퇴 여부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 차관을 겨냥해 “아주 파렴치하고 나쁜 사람”이라며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등 여권에서도 공개적으로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기 전까지 말을 아껴왔다. 김남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이 차관과 관련해 “여러 사안들, 그리고 국민들의 목소리에 신중히, 엄중히 귀 기울이고 있다”면서도 “오늘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는 방위산업에 대한 회의여서 부동산 관련 내용은 따로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 차관은 가천대 도시계획 조경학부 교수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멘토’로 불렸다. 지난 2021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부동산개혁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