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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라던 아이들… 그 뒤엔 침묵이 있었다

입력 | 2025-10-24 10:50:27

10년 새 청소년 자살자가 52% 증가했다. 유니세프는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청소년이 직접 쓴 사연과 물건을 전시하며 ‘침묵군’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청소년 자살률이 매년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청소년의 마음건강을 돌아보는 움직임이 이어졌다.

● 10년 새 청소년 자살자 51.8% 증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자살 사망자는 2015년 245명에서 2024년 372명으로 10년 새 51.83% 늘었다.

전문가들은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 불안정한 대인관계, 디지털 환경 속 고립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특히 자살 청소년 10명 중 7명은 위기 징후를 보이지 않은 ‘침묵군’으로 분류된다.

● 자살 청소년 10명 중 7명 ‘침묵군’… 그들의 ‘마음의 이야기’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유니세프한국위원회(회장 정갑영)는 지난 18~19일 서울광장에서 청소년의 내면을 주제로 한 전시회 ‘깊은 마음속 10.19Hz-말없는 물건展’을 열었다. 이번 전시는 청소년이 직접 쓴 사연과 그에 얽힌 물건을 통해 마음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동아닷컴에 “아동·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며, 그중 73%가 위기 징후를 보이지 않던 ‘침묵군’이라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며 “이번 전시는 청소년이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어른들이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목소리 재능기부로 참여한 김연아 학생(17)은 “요즘 건강한 마음을 가진 청소년이 드물다”며 “학업과 인간관계에 지친 친구들의 이야기를 대신 읽으며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 서울광장서 시민 1500명 참여… “아이들의 목소리, 들리시나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제공


서울시가 후원한 이번 전시는 이틀간 1500여 명이 방문했다. 현장에는 청소년이 직접 쓴 50편의 사연과 그와 얽힌 물건이 ▲학업·진로 ▲친구·대인관계 ▲가족 ▲자아정체성 등 네 가지 주제로 전시됐다.

또한 16명의 청소년이 직접 녹음한 30편의 오디오 사연이 QR코드를 통해 공개돼, 관람객이 스마트폰으로 ‘청소년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했다.

현장을 찾은 박기영 씨(44)는 “아이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보며, 부모로서 더 세심하게 귀 기울여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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