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트인터내셔널 제공
온 몸에 뼈란 뼈는 다 사라진 것 같았다. 라텍스를 입은 여성 무용수 두 명은 몸을 이리저리 뒤틀고 꼬며 극한의 유연성을 보여줬다. 한 명이 허리를 한껏 뒤로 꺾어 몸을 아치 형태로 만들자, 다른 한 명이 그 위에 올라타 한 손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관객석에선 “이게 가능해?”라는 경탄이 터져나왔다.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공연된 태양의서커스 ‘쿠자.’ 두 무용수가 선보인 건 곡예 ‘컨토션’의 한 장면이다. 캐나다 퀘벡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서커스 단체인 태양의 서커스가 내놓은 여러 공연 중에서도 쿠자는 가장 대담한 작품으로 꼽힌다.
2007년 4월 캐나다에서 초연된 쿠자는 4개 대륙 22개국에서 800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관람했다. 한국엔 2018년 처음 선보인 뒤 7년 만에 아시아 투어로 다시 돌아왔다. 홍콩, 부산을 거쳐 11일부터 서울에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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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센트에게 인생을 가르쳐주는 트릭스터, 우스꽝스럽지만 권위를 추구하는 왕, 매드독 등 재치있는 캐릭터들도 즐거움을 주는 요소. 배우들은 슬랩스틱 코미디를 곁들이고, “화이팅” 등 한국어를 사용하며 관객들과 호흡을 맞춘다. 수동으로 무대 세트를 바꾸는 동안엔 ‘스켈레톤 댄스’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로 보는 이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탑 안에서 부르는 라이브 무대도 귀를 즐겁게 한다. 순수히 인간의 땀만으로 창조하는 ‘원조 도파민’을 가득 채워보고 싶다면 관람할 만하다. 12월 2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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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