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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빠른속도 조율”·美 “10일내” 협상 급물살…트럼프는 또 “선불”

입력 | 2025-10-16 11:15:00

핵심 쟁점 대미투자 3500억달러 조율 마무리 단계인 듯…구윤철 등 일제히 방미
베선트, 통화스와프 제안에도 긍정 반응…트럼프 APEC 방한 전 타결 가능성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 도중 이재명 대통령이 미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의 ‘결단에 책상’에 앉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2025.9.1 백악관 제공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의 구체적 투자 방식 등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어온 한국과 미국의 후속 무역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협상을 이끄는 재무장관이 ‘10일 내 결과’를 언급했고, 같은 날 미국에 도착한 우리 경제부총리도 ‘빠른 속도로 조율 중’이라고 확인했다. 주요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으로 보인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재무부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무역합의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논의 진전과 관련해 “한국과의 의견 불일치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이견 해소를 확신한다”며 “현재 논의 중이며, 앞으로 10일 안에 어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로 인한 달러 유출을 우려한 한국의 요청대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제공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연준 의장이라면, 한국과도 통화스와프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통화스와프 체결의 주체는 기본적으로 미국 연준과 한국은행이다.

그는 이에 앞서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도 “한국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세부 사항이 관건이지만 현재 세부 사항을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언급한 10일 안에 타결이 이뤄질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하기 전 협상이 마무리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 전 더 많은 무역 관련 발표가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뒤 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에 갈 것이라고 전했다.

후속 협상 타결을 위한 우리 측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했다. 베선트 장관을 만날 예정인 구 부총리는 공항에서 기자들에게 후속 협상 진전 여부에 대해 “빠른 속도로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6일 후속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14일)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주요 당국자들이 미국을 찾아 후속 협상 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이들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상대할 예정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7월 30일 무역협상을 타결하면서 미국이 당초 예고한 상호관세 25%를 15%로 낮추고, 한국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제공하는 등의 원칙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문서화를 위한 후속 협상에서 구체적인 투자 방식과 이익 배분 문제 등을 놓고 이견을 보여 2달 넘게 타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의 3500억 달러 직접 투자 요구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요조건으로 내걸었으며 그렇지 않으면 직접 투자 규모는 5% 정도가 최대치이고 나머지는 대출이나 보증 등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 부총리도 이날 베선트 장관과 마찬가지로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대규모 대미 투자에 따른 외환시장 안전장치 요구를 미국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 그 상황은 (미국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번에 환율 협상은 끝냈다. 그래서 미국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대해 많이 이해하고 있으니, 아마 우리가 제안한 것에 대해 받아들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한국의 요구처럼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제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통화스와프 질문에 답하면서 싱가포르를 함께 거론했는데, 미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2020년 한국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9개국과 일시적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국과 싱가포르의 통화스와프 규모는 각각 600억 달러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국이 약속한 대미 투자 3500억 달러를 ‘선불’ 형태로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한일과의 무역 협상 성과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3500억 달러를 선불(up front) 형태로 (투자한다), 일본은 6500억 달러다. 모두 이에 동의했다”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대미 투자 금액은 5500억 달러인데 트럼프가 액수를 착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지난달 25일에도 “일본 5500억 달러, 한국으로부터는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는 선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자신의 관세 협상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 의도된 임의적 발언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었는데, 한미 후속 협상이 한창인 와중에 재차 ‘3500억 달러 선불’ 발언이 나와 진위 여부가 주목된다.

(워싱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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