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월드비전 에티오피아서 숲 1만 ha 재생 추진… 주민이 묘목 길러 가뭄 피해 회복 우리나라에선 갯벌 보전에 힘써… 전북-인천 등에 염생식물 군락 조성 식수 부족 국가에도 손길 내밀어… 맞춤형 시설-위생 교육 등 제공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가난하고 취약한 지역사회는 물과 식량 부족, 생계 기반 붕괴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은 이 같은 현실 속에서 아동이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후 대응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숲을 되살려 자립을 이루다―에티오피아 ‘그린카본’
에티오피아에서 주민들이 나무 둘레를 측정하며 숲 복원 현장의 탄소 저장량을 확인하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갯벌에 심는 내일―한국의 ‘블루카본’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국내 블루카본 조성 사업 대상지. 갯벌은 육상 생태계보다 최대 50배 빠르게 탄소를 흡수하며 기후 대응의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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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솔로몬제도와 바누아투는 해수면 상승과 잦은 재해로 삶의 터전이 위협받고 있다. 일부 섬은 이미 침식돼 주민들이 수도로 이주했고 해수 침투로 식수원이 오염돼 비싼 생수를 사 먹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비전은 주민 주도의 재난 위험 관리와 식수 위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스스로 재난·기후변화위원회를 구성해 위험 요인을 분석하고 여성·아동·장애인을 포함한 포용적 대응 계획을 수립한다. 재난 대비 모의 훈련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식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맞춤형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수 침투 지역에는 빗물 수집 장치를 설치하고 재해 취약 지역에는 현지 자재를 활용한 안전한 식수 시설을 마련한다. 주민들은 관리·보수에 직접 참여해 역량을 키우며 위생 교육을 통해 수인성 질병까지 예방한다. 이는 단순한 식수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 스스로 회복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
월드비전의 기후 대응 사업은 단순한 환경보전이 아니라 아동과 주민이 지속가능한 삶을 누리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 숲과 갯벌을 복원하고 식수와 재난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주체가 되고 이를 통해 아동들은 더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난다. 기후 위기는 어느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인류 공동의 과제다. 월드비전 관계자는 “기후 대응은 곧 아동의 생존을 지키는 일”이라며 “지역사회가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연대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