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학생 동아리 지원 사업’… 175개 동아리 최종 선정돼 활동 지역아동센터에서 화학교육 봉사 양로원 어르신과 함께 체육대회 등 청년 재능 기부로 지역사회에 활력
지난달 24일 밤 서울 광진구 진성지역아동센터에서 건국대 생명·화학공학 학술동아리 학생들이 아이들과 함께 화학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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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 제 물이 파랗게 변했어요!”
지난달 24일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진성지역아동센터 교육실. 초·중학생 3명이 전극에 따라 물의 색이 달라지는 실험을 보며 눈빛을 반짝였다. 이날 진행된 특별 화학 수업은 건국대 생명·화학공학 학술동아리 ‘SoM’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대학생들은 PPT로 구성한 교재와 온라인에서 구매한 실험 도구로 아이들에게 흥미로운 화학의 원리를 소개했다. 실험 과정에서 용액을 바꾸는 순서를 헷갈려 잠시 멈추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그런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실험이 끝난 뒤에는 대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다음에도 꼭 와요!”, “다른 실험도 해주세요!”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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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들, 동네에 활력 불어넣다
서울의 대학 동아리들이 전공과 재능을 살려 교육, 복지,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청년들의 사회 참여를 장려하기 위해 올해 ‘대학생 동아리 지원 사업’을 신설해 사회공헌형 동아리에 한 곳당 최대 200만 원의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역 축제와 자원봉사가 줄며 위축된 대학생 활동을 되살리고,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취지다. 지원 대상은 학부생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회공헌 동아리다. 올 3, 4월 모집에서 228개 동아리가 신청했고, 이 중 175개 동아리가 최종 선정됐다. 서울시는 심사위원회를 거쳐 6월부터 지원금을 지급했다. 선정된 대학생들은 11월까지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건국대 SoM 회장 권소은 씨(24)는 “지원금 150만 원으로 실험 도구와 간식, 외부 강연자 섭외비를 충당할 수 있었다”며 “예전에는 회비로만 운영해 한계가 있었는데, 이번엔 훨씬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어르신 운동회부터 무료 연극 공연까지
선정된 동아리들은 교육 봉사뿐 아니라 문화, 체육, 안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서울여자간호대 동아리 ‘로사’는 지난달 은평구의 한 양로원에서 어르신 운동회를 열고 투호, 윷놀이, 팀 릴레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대표 신예원 씨(간호학과 2학년)는 “단순 봉사활동을 넘어 어르신들이 웃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직접 기획해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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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가진 전공 지식과 열정이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긍정적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들이 쌓은 경험이 사회 진출 후에도 나눔의 문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