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서울 용산구에 해당하는 지역이 1925년 대홍수로 침수된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상전(桑田)이 벽해(碧海)가 된다는 말은 듣기만 하던 것을 서울 근처에서 실제로 보게 됐다. 동리가 변해 밭이 되고 집터가 변해 강이 되어버린 것이다.”(1925년 7월 28일 동아일보)1925년 7월 ‘20세기 한반도 최악의 홍수’라 불리는 을축년 대홍수가 서울을 집어삼켰다. 당시 8일 동안 753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졌다고 한다. 초가집들은 “멀리멀리 정처 없이 서해로 떠나가고 말았”으며, 가축과 농작물도 속수무책으로 휩쓸렸다.
서울역사박물관이 지난달 26일부터 선보인 특별전 ‘미증유(未曾有)의 대홍수’는 각종 기록물을 통해 을축년 대홍수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홍수 관련 지도와 보고서, 신문 기사, 수필 등 214점을 밀도 높게 전시해 당시 재해를 재구성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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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1960년대 이후 서울의 수해 방재 대책과 2022년 중부권 폭우 사태도 함께 짚는다. 이 연구사는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제방 축조 등 치수(治水)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을축년 대홍수에 대한 기억은 점차 잊혀져 갔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역사적 재난을 돌아보고 대비의 중요성을 되새기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 달 16일까지.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