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애니 홀’로 평단-대중 찬사 이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 ‘대부’에선 알파치노 부인역 출연 ‘기생충’ 각본상 호명하며 환호도
11일(현지 시간) 타계한 미국 배우 다이앤 키턴이 2022년 10월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서 열린 랄프로렌 패션쇼에 참석했던 모습. 캘리포니아=AP 뉴시스
미 연예매체 피플지는 유족 대변인을 인용해 “키턴이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사랑하는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유족들이 사생활 보호를 요청했다”며 구체적인 사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고인은 1946년 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4남매 중 장녀로 태어났다. 일찍이 배우의 꿈을 품고 뉴욕으로 건너가 연기를 공부했으며, 스물두 살이던 1968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헤어’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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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영화 ‘대부’ 시리즈에선 마이클 콜리오네(알 파치노)의 부인 케이 애덤스 역(왼쪽)으로 출연했다. 동아일보DB
키턴은 할리우드에서 중성적이고 자유분방한 매력을 보여준 패션 아이콘이기도 했다. 특히 중절모와 넥타이, 통 넓은 바지, 베스트 등 남성복을 활용한 옷차림은 ‘애니 홀 룩’이라고 불리며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감독과 작가로서의 재능도 뛰어났다. 1987년 다큐멘터리 ‘헤븐(Heaven)’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1990년 TV 시리즈 ‘트윈 픽스(Twin Peaks)’의 일부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회고록 ‘덴 어게인(Then Again)’ 등 12권의 저서를 남겼다.
국내에선 영화 ‘기생충’이 4관왕에 올랐던 2020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모습도 자주 회자됐다. 배우 키아누 리브스와 각본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고인은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를 수상자로 발표한 뒤 크게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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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