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A매치 137경기 최다출전 빛바래 “영광의 기록 기쁨보다 속상함이 크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앞)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힘차게 질주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삼바 군단’ 브라질에 0-5로 완패를 당했다. 뉴시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브라질과의 역대 A매치 전적이 1승 8패가 됐다. 한국은 1999년 안방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꺾은 이후 6연패를 당하고 있다. 5골차는 역대 브라질전 최다 점수차 패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 브라질은 화려한 개인기와 빠른 공수 전환으로 경기 내내 한국(23위)을 압도했다. 홍 감독이 지난달 A매치부터 본격적으로 실험 중인 ‘스리백 전술’은 세계적 강호 브라질에겐 통하지 않았다. 스리백 전술은 최후방에 중앙 수비수 3명을 둬 수비를 두껍게 한 뒤 역습으로 득점을 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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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에이스인 비니시우스 주니어가 10일 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32분 팀의 다섯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은 후반전 킥오프 이후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잇따라 실점했다. 후반 2분 이스테방은 페널티박스에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패스를 가로챈 뒤 왼발 슈팅으로 득점했다. 2분 뒤 브라질은 중원에서 강한 압박으로 한국의 공을 빼앗은 뒤 호드리구가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은 후반 32분 에이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가 5-0을 만드는 쐐기 골을 넣었다. 빗속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한국이 졸전을 펼치자 일부 관중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에 자리에서 일어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한국 주장 손흥민(LA FC)는 이날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한국 남자 선수 A매치 출전 횟수 단독 1위(137경기)가 됐다. 9일까지 손흥민은 홍 감독, 차범근 전 한국 대표팀 감독과 이 부문 공동 1위였다. 2010년 성인 국가대표팀에 데뷔한 손흥민은 15년 동안 대표팀의 핵심 공격수로 꾸준히 활약한 끝에 새 역사를 썼다. 이재성(마인츠)은 100번째 A매치에 출전해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중 18번째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경기 후 손흥민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손흥민은 “영광스러운 기록을 세웠지만, 경기 결과가 아쉬워서 속상한 마음이 기쁜 마음보다 크다. 하지만 계속 넘어져 있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종호 기자 hj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