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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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육아와 조깅을 병행하는 방법이 있다. ‘유모차 밀며 달리기’다.
유모차 밀며 달리기는 직관적으로 더 힘든 운동처럼 느껴진다. 러너는 자신의 체중뿐 아니라, 유모차와 아이의 무게까지 밀어야 한다. 주행 패턴도 변한다. 손이 유모차 손잡이에 고정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동작이 불가하다.
유모차를 밀며 달릴 때 신체에 작용하는 힘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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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를 밀며 달릴 때, 신체에 작용하는 힘의 변화
연구를 주도한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버크스 캠퍼스(Penn State Berks) 학자들은 유모차 달리기의 생체역학적 특성을 밝혀내기 위해 수직 충격 부하(vertical impact loading)와 비틀림 부하(torsional forces)에 집중했다. 전자는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신체를 통해 위쪽으로 전달되는 힘으로 무릎 통증, 피로 골절, 족저근막염과 같은 과사용 부상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 후자는 달리기 중 지면을 밀어내는 단계에서 발과 다리가 비틀리는 동작으로 스트레스 관련 부상의 위험 요인이다.
연구에 따르면 매년 약 79%의 러너가 이와 연관된 부상을 겪는다.
수직 충격은 감소, 비틀림 부하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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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유모차를 밀며 달릴 때 수직 충격 지표가 8~17% 감소했다. 즉 한 걸음당 다리에 가해지는 힘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러너가 핸들을 잡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이면서 체중 일부를 유모차로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이 자세 덕분에 하체에 직접 가해지는 힘이 줄어들고, 충격이 완화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하지만 대가가 따랐다. 비틀림 부하가 증가한 것이다. 최대 4배 이상 높아졌다. 보통 달릴 때는 상체가 다리의 움직임과 반대로 회전하여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유모차 핸들을 잡으면 상체의 자연스러운 회전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다리와 발이 대신 더 큰 비틀림 힘을 만들어 유모차를 앞으로 밀고 진행 방향을 유지하도록 보상한다. 다만 비틀림 부하와 부상 위험 간 연관성은 아직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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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역학적 ‘균형’ 형성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생체역학적 균형(trade-off)으로 설명했다. 즉, 수직 충격은 줄지만 비틀림이 커지는 현상이다. 연구자들은 유모차 설계 개선이나 달리기 자세 교정 전략을 통해 비틀림 부하를 줄일 방법을 모색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의 의의와 전망
이번 연구는 유모차 달리기가 수직 충격에 따른 과사용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비틀림 부하 증가와 부상 사이의 더욱 깊은 이해와 대책 마련의 필요성도 함께 제기한다.
연구를 주도한 생체역학자 앨린스 앨트먼 싱글스(Allison Altman Singles) 박사는 유모차 달리기를 위한 코칭 전략이나 부상 예방 및 재활 프로그램, 나아가 새로운 유모차 설계에 이번 연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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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332616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