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중앙고 3학년 정재훈 군이 학교 화단에서 바나나 재배에 성공했다. 12개월 만에 노지 개화에 성공하며 온라인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국내 고등학교에서 노지 바나나가 열매를 맺는 드문 사례가 나왔다. 창원중앙고 3학년 정재훈(18) 군이 학교 화단에서 바나나를 키워내며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은 것이다.
● “실내에선 안 돼”…학교 화단으로 옮긴 바나나 도전기
정 군은 2021년부터 집에서 바나나를 키웠지만 실내 환경에서는 꽃을 피우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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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니뇨 덕분에 폭풍 성장…2.5m까지 자라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지난해부터 이어진 엘니뇨 현상으로 기온이 5개월 이상 평균 20도를 웃돌면서 바나나는 폭풍 성장했다.
정 군은 이동과 월동을 고려해 바나나를 대형 부직포 화분에 옮겨 키우며 꾸준히 비료와 분갈이를 관리했다. 그 결과 바나나는 2m 50cm까지 성장했고, 개화를 알리는 깃발잎(Flag Leaf)도 드러냈다.
● “바나나가 열리겠어?” 회의적인 시선 깨뜨려
사진=독자제공,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정 군의 도전은 처음에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의구심을 샀다. “한국에서 바나나가 열릴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선 속에서도 그는 꾸준히 재배를 이어가 결국 12개월 만에 개화에 성공했다. 겨울철 일부 잎이 시들기도 했지만, 남은 개체는 건강히 자라 열매를 맺을 준비를 마쳤다.
정 군이 올린 재배 영상은 SNS에서 400만 회 이상 조회되며 순식간에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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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군은 “이렇게 큰 관심을 받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고3이라 수능을 앞두고 있어 많은 활동을 하기 어렵지만, 바나나 시식 후기도 공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금까지 도움을 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열매를 못 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바나나 화분이 엄청 무거워 혼자 키우기는 버거웠다”고 덧붙였다.
그는 농업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사람 키만 한 바나나 4그루를 키우고 있다. 졸업 후에는 화분을 대학교에 기증하거나 모교에 남겨둘 예정이다.
정 군은 “자율동아리를 만들어, 식물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바나나를 물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