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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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END, 즉 교류(Exchange)와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북 대화를 통해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비핵화(D)와 관련해선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인식 아래 현실적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며 중단→축소→폐기의 3단계 비핵화 해법을 거듭 제시했다.
이 대통령의 END 이니셔티브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병행 추진’에 비견될 만한 포괄적 평화 구상이자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북한을 향한 적극적 대화 제안으로 볼 수 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한국이 주역이 아닌 조역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 북한이 노리는 핵보유국 간 군축 협상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3단계 비핵화’론에 이어 교류와 관계 정상화를 앞세운 한반도 평화 구상으로 세 번째 대북 유인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END 이니셔티브는 핵심 과제인 비핵화가 교류나 관계 정상화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관계 정상화를 내세운 것은 동족과 통일을 부정하는 북한의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을 불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END의 세 요소 간 우선순위나 선후관계는 없다”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당장 정부 내에선 다른 얘기가 나왔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4일 “남북한은 오랫동안 사실상의 두 국가”라며 남북 관계를 ‘평화적 두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엇박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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