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만나교회 이용주 목사 인터뷰
이용주 목사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에 맞게 도와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라며 “교회의 사역도 사회의 자원을 잘 활용하고 보다 근본적인 도움과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만나교회 제공
경기 성남 만나교회(담임목사 김병삼) 섬김국장 이용주 목사는 18일 인터뷰에서 “교회의 나눔, 돌봄 사역도 이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만나교회는 지난해 4월부터 ‘만나복지코디’ 사역을 시작했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물론, 그들만큼은 아니어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지원받을 수 있는 정부·지자체의 복지·법률·의료·취업 등의 제도를 알려주고, 공공기관과 연계해 혜택을 받게 해주는 것.
“과거 정부·지자체 복지 제도가 미흡할 때는 교회의 직접 지원이 큰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공공기관의 복지 예산, 제도, 수혜 대상자가 교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어요. 교회가 직접 지원해 주는 것보다, 지자체와 연계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게 이제는 어려운 분들에게 더 크고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거죠.”
광고 로드중
이용주 목사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에 맞게 도와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라며 “교회의 사역도 사회의 자원을 잘 활용하고 보다 근본적인 도움과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만나교회 제공
‘만나복지코디’를 통해 도움을 받는 사람은 지금까지 80여 명. 가정폭력으로 집을 나와 20여년간 노숙인으로 지내던 한 여성은 지자체 행정복지센터, 노숙인종합지원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도움을 받아 ‘가족관계해체사유서’를 작성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다. 가족관계해체사유서는 가족관계가 실질적으로 해체됐음을 증명하는 서류로, 주로 기초생활수급자 신청 등 복지제도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거나 예외 인정을 받기 위해 필요하다. 그는 과거 기억을 떠올리기도 싫고, 혹시나 가족에게 연락이 갈까 무서워 그동안 작성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목사는 “혹시 ‘자녀 장려금 제도’가 있다는 걸 아느냐”라고 물었다. 이 제도는 저소득 가구의 양육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18세 미만 자녀가 있는 가구에 자녀 1인당 연간 최대 100만 원을 지원하는 복지 제도. 신청 자격은 부부 합산 총소득 7000만 원 이하, 가구 전체 재산 2억4000만 원 미만으로, 중증장애인 자녀는 나이 제한이 없다.
이용주 목사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필요에 맞게 도와주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라며 “교회의 사역도 사회의 자원을 잘 활용하고 보다 근본적인 도움과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만나교회 제공
그는 “교회가 사회봉사, 나눔, 돌봄 사역을 해야 한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앞으로도 반복하기보다 새로운 방향과 영역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