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사교육 대책 ‘산으로 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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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사교육을 규제하기 위해 ‘가정 사교육비 총량제’를 도입해 이를 초과해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부모에게 육아 지원금을 끊거나, 유치원 운영 시간에는 학원을 운영하지 못하게 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4세 고시’, ‘7세 고시’ 등 과열된 영유아 사교육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자 각종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규제하자는 취지다. 교육부가 실효성 있는 사교육비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가운데 학부모 수요와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 아이디어만 나오는 실정이다.
●‘가정 사교육비 총량제’까지 주장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교육부, 교원단체, 국회입법조사처 담당자 등이 참석한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 ‘영유아 사교육의 문제점과 규제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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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장은 최근 발의된 ‘영어유치원 금지법’과 유사하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36개월 미만 영유아 대상 입시, 국제화 목적의 교습 행위를 금지하고 36개월 이상 영유아는 해당 목적의 교습을 하루 40분 이상 금지하는 내용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개정안을 7월 발의했다. 사교육 업계에서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영어유치원은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사교육을 못하게 규제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2000년 과외 금지 규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전례가 있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교육부 “공교육 혁신” 원론적 대책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유아 사교육 규제 방안 마련이라는 과제를 받아 든 교육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교육부는 영유아사교육대책팀을 신설하고 올해 말까지 임시 운영하겠다고 17일 발표했다. 그러나 주요 업무는 유아 사교육 경감 대책 수립과 과제 발굴, 유아 사교육비와 학부모 인식조사 현장 의견 수렴 등에 그친다. 불법사교육신고센터를 통해 제보가 접수되면 현장 점검을 나갈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유아 사교육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달 교육부는 전국 영어유치원 728개를 처음 전수조사한 결과 레벨테스트를 시행 중인 곳이 23개로 파악됐다는 발표를 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22일 토론회에서도 교육부 영유아사교육대책팀 담당자는 “아이들의 개성을 키울 수 있도록 공교육을 혁신하고 조기인지 교육의 잠재적 위험성을 적극 알리겠다”는 원론적인 계획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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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사이에서도 비현실적인 사교육 규제안에 대해 비판 의견이 나온다. 한 학부모는 “공교육 시스템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부모가 사교육을 시키는데, 무조건 막으려고 하면 오히려 해외 유학, 캠프, 과외가 늘며 교육이 더 양극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