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등 밀폐공간 사고 예방 실습 가스측정-삼각대 구조 등 직접 체험 CPR-AED 응급대처 훈련도 진행 9월부터 보디캠-가스측정기 의무화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금호동 대현산배수지에서 건설공사 현장 관계자들이 밀폐공간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광고 로드중
“맨홀 속 가스 농도는 높이에 따라 여러 번 측정해야겠네요.”
11일 오전 서울 성동구 금호동 대현산배수지공원. 맨홀 뚜껑이 열린 현장 주변에 안전 삼각대가 설치되고, 참가자들이 헬멧을 쓴 채 차례로 모여들었다. 서울아리수본부 동부수도사업소 관계자 약 30명이 모여 실제 현장을 재현한 안전 실습에 참여했다. 교육에 참여한 이모 씨(32)는 “그동안 가스농도 측정기를 사용해 왔지만 가스별 무게가 달라 높이별로 나눠 측정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었다”며 “현장에서 꼭 지켜야 할 안전수칙을 가볍게 넘긴 적이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 맨홀 현장 맞춤 실습교육
광고 로드중
교육은 1일부터 12일까지 15개 사업소에서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상수도 맨홀을 현장 교육장으로 지정하고, 참여자들이 직접 장비를 설치·해체해 보도록 했다. 참여하지 못한 업체는 별도 교육을 받고 결과를 본부에 제출해야 한다.
교육을 맡은 고려안전보건연구원 관계자는 공기호흡기·송기마스크·가스측정기·환기팬·구조용 삼각대 등 장비를 하나씩 소개했다. 한 교육생이 실제로 맨홀 안으로 들어갔다가 가슴에 하네스를 착용한 채 삼각대를 이용해 끌어올려지자 현장에서는 박수가 터졌다. 삼각대를 지면에 고정하고 안전체인으로 다리를 단단히 묶는 과정을 보여주자 “팽팽하게 고정하니 훨씬 안정적이다”라는 탄성이 곳곳에서 나왔다.
현장에서는 장비 실습뿐 아니라 서울소방재난본부와 협력한 응급대처 훈련도 진행됐다.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교육생들이 직접 체험했다. 광진구 상수도공사에서 근무하는 박모 씨(34)는 “그동안 사진과 동영상 위주의 교육만 받다 보니 실제 사고가 나면 머리가 하얘질 것 같았다”며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운 덕분에 어떤 순간에도 장비를 빠르고 정확하게 활용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 밀폐공간 재해 42% 사망
광고 로드중
서울시는 이달부터 시 산하 모든 사업장에서 밀폐공간 작업 시 보디캠과 가스측정기 사용을 의무화했다. 이번 조치는 38개 사업소, 2399곳에 적용된다.
이회승 서울아리수본부장은 “실습과 응급처치 교육으로 즉각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