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다시 희망으로] 굿네이버스
굿네이버스 위탁 운영 전북자립지원전담기관에서 생애주기별 자립 지원체계 방안 주제로 진행한 자립지원 종사자 교육. 굿네이버스 제공
보호가 끝난 뒤 홀로서기를 시작한 자립준비청년 A(25) 씨는 혼자서 생활비와 주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불안 속에 살았다.
하지만 지역에 자립지원전담기관이 생기면서 조금씩 변화가 시작됐다. 그는 경제 관리 교육을 통해 월세·생활비 등 구체적인 지출 계획을 세우고 진로 상담을 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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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 과정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의 모습.
이들은 주거·경제·인간관계 등 삶의 무게를 홀로 감당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심리적 불안과 스트레스는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어려움이 아닌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다.
보건복지부 ‘2024년 보호대상아동 현황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유기·학대·부모의 이혼이나 사망 등으로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가 있어도 양육이 어려워 보호 조치를 받은 아동은 2836명이었다. 원인별로 보면 학대가 785명(38.2%)으로 가장 많았고 부모 사망 270명(13.2%), 미혼부모·혼외자 259명(12.6%), 부모 이혼 232명(11.3%)이 뒤를 이었다.
홀로 맞닥뜨린 자립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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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의 20.7%는 최근 1년간 병의원 진료가 필요해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으며 ‘진료비 부담’이 절반 이상(58.5%)을 차지했다. 또한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한 비율은 46.5%로 전체 청년(10.5%)보다 4.4배 높았다. 최근 1년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비율 역시 18.3%에 달했다. 주된 이유는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30.7%), 경제적 문제(28.7%), 가정생활 문제(12.3%), 학업·취업 문제(7.3%)로 정신 건강이 가장 위태로운 상황이다.
모든 자립준비청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하려면 보호 종료 후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보호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삶을 설계하고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종합적인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보호에서 자립, 그 이후까지 ‘Ready-Action-Dream’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자립준비청년의 온전한 자립을 위해 보호 시작부터 종료 이후까지 끊김 없는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연구·옹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은 ‘Ready(자립준비기)-Action(자립실행기)-Dream(자립정착기)’ 세 단계로 나뉘며 개별 상황과 필요에 맞춘 생애주기별 지원이 핵심이다.
보호대상아동의 자립 역량 증진을 위한 문화·예체능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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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 단계는 보호 종료 후 본격적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시기로 주거·취업·상담·멘토링 등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사회 진출 과정의 공백을 메운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자산관리를 위한 금융교육에 참여하는 모습.
굿네이버스는 진학과 취업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맞춤형 진로 설계와 자격증 취득은 물론 장학금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전공 학습비, 생계비와 주거비 등을 지원해 실질적인 미래 설계를 돕는다. 또한 모의면접과 현직자 인터뷰를 통해 사회 진출 준비를 돕는다.
심리·정서 측면에서도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 청년들이 서로 지지하고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자조 모임과 멘토링을 운영한다. 우울이나 무기력감을 겪는 청년을 위해서는 일상 회복과 여행을 결합한 ‘탈고립·은둔 청년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프로그램 사전·사후 조사 결과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감은 줄고 자기효능감이 높아지는 변화가 있었다.
마지막 ‘Dream’ 단계는 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단계로 보호 종료 후 5년의 사후관리 지원을 받은 청년들이 온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한다. 이들은 후배 청년들의 멘토가 돼 자립지원사업에 동참하며 ‘자립파트너’로 함께 성장한다. 자립지원전담기관은 이 시기에 긴급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해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교육을 이어가며 청년들이 안정적인 정착을 넘어 공동체의 일원으로 나아가도록 한다.
아동기부터 시작되는 자립의 여정
자립 격차 해소를 위한 자립준비청년 정책 개선 캠페인.
조수연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사업본부장은 “오는 20일 청년의 날을 맞아 자립준비청년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며 “굿네이버스는 앞으로도 보호 시기부터 안정적인 자립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며 청년들이 희망찬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든든한 동행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