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강조 속 대만 등엔 신경전 ‘정상회담 핵심의제 조율’ 분석도
중국이 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전승절 열병식에서 북한, 러시아와 이른바 반미(反美) 결집을 과시한 가운데, 미중 외교·국방 장관들이 잇따라 통화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전했다. 양국 장관들은 소통에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대만이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선 신경전을 벌였다. 다음 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있는 미중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0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최근 미국은 부정적인 언행으로 중국 내정에 간섭했다”며 “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관련해선 반드시 언행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대만을 방문한 로저 위커 미 상원 군사위원장과 데브 피셔 상원의원(공화당)이 미국과 대만의 협력 강화를 언급한 걸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미 국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루비오 장관이 (미중의) 다양한 양자 현안에서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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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장에서 ‘핵심 이익(vital interest)’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다만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중국과의 충돌이나, 중국의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미 국방부가 전했다.
한편 애덤 스미스 전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은 9일 NBC방송 인터뷰에서 미 하원 대표단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0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몇 주 동안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양국이 계속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