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조류 보호 위한 인공습지 2030년 완공
인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 인근 저어새 섬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저어새 무리. 인천시 저어새 생태학습관 제공
지난해 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 섬(인공섬) 272개 둥지에서 477마리의 저어새가 태어났다. 저어새는 전 세계에 7000여 마리만 남아 있는 멸종위기 1급 종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최근 인천 송도 갯벌에서 조류 개체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저어새가 1300여 마리, 가마우지과 조류는 2176마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 같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류 대체 서식지’ 조성에 나섰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조성하는 조류 대체 서식지인 ‘송도국제에코센터’ 위치도.
● 생태교육-휴식 가능한 ‘송도국제에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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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에코센터는 송도 11-2공구 북쪽 연구단지 인근 17만7000㎡ 규모 인공습지에 2030년까지 들어선다. 주거단지가 아닌 연구단지 인근에 조성해 소음에 민감한 조류를 보호한다는 취지다. 센터는 습지로 구성된 핵심 구역, 은폐형 탐조 시설이 마련된 완충 구역, 전시·교육 시설이 들어서는 협력 구역으로 나뉜다.
사업 예정지는 담수지인 승기천과 갯벌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저어새와 검은머리물떼새를 비롯해 개꿩, 붉은발도요, 쇄백로, 청다리도요 등 다양한 조류가 관찰된다. 인천경제청은 런던 습지센터처럼 자연과 개발의 균형을 이룬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11-2공구 북쪽 연구단지 인근에 조성되는 송도국제에코센터 조감도. 인천경제청 제공
● 터전 잃은 희귀 조류에 ‘인공습지’ 제공
한때 송도 갯벌은 세계 3대 갯벌로 꼽힐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았다. 모래와 뻘이 뒤섞인 혼성갯벌에는 동죽, 맛조개, 상합 등이 풍부해 저어새, 검은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종이 찾아들었다. 서해안을 따라 이동하는 철새의 기착지이자 월동지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여 년 전부터 시작된 매립으로 송도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의도의 16배 규모인 46.2㎢ 갯벌이 사라지며 희귀 조류의 개체수도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이후 2009년 남동유수지에서 저어새 둥지가 발견되자, 인천시와 환경단체는 2018년 조류를 위한 인공섬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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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동근 인천경제청 송도사업본부장은 “세계적 수준의 인공습지로 조성될 송도국제에코센터는 다양한 조류가 서식할 수 있는 생태계 다양성을 확보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의 생물권보전지역 모형을 적용해 환경교육, 생태관광, 기초연구가 가능한 글로벌 습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