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에 100GWh 넘는 물량 공급 업계 “차세대 배터리 46시리즈” 예상 작년 벤츠와 50GWh 계약 이어 또 수주 저가 앞세운 中업체와 경쟁 끝 쾌거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리크에 짓고 있는 애리조나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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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메르세데스벤츠와 약 15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물량이 100GWh가 넘는 대규모 계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10월 벤츠로부터 약 7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물량을 따낸 이후 1년 만에 전해진 추가 수주 소식이다.
● 차세대 배터리 ‘46시리즈’ 쾌거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사와의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2건의 계약 공급 제품이 LG에너지솔루션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 높이 80∼120mm 규격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 표준인 2170(지름 21mm·높이 70mm)보다 에너지 용량과 출력이 5배 이상 높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공정 시간과 비용도 아낄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더 높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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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와 잇따라 계약
자료: 업계 종합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 외 고객사와 46시리즈 공급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 리비안과 67GWh 물량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6월에는 중국 체리자동차와 6년간 총 8GWh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국 배터리 업체가 중국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한 첫 대규모 공급 계약이었다.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내에 선제적으로 현지 생산 역량을 구축한 것도 이번 수주 성공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에 36GWh 규모의 원통형 제품 전용 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부터 이곳에서 46시리즈 양산을 시작한다. 이날 공시된 계약 중 판매·공급 지역이 미국인 75GWh 물량은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K-배터리’를 위협하던 중국 업체의 약진에 제동을 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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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