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시민들이 전날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과도한 수당에 항의하는 시위 중 불에 탄 차량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2025.08.29 자카르타=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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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30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틱톡’은 인도네시아 내 ‘폭력 시위’를 이유로 며칠간 생중계하는 라이브 기능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틱톡 대변인은 “자발적인 추가적인 안전 조치 차원”이라고 AFP 통신에 전했다.
전날 자카르타에서는 시위대 수백명이 경찰청 기동대 본부로 행진하며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지난 28일 국회 하원 의원의 주택 수당 인상에 반발해 시위하던 중 오토바이 배달 기사 아판 쿠르니아완(21)이 경찰 장갑차에 깔려 숨지진 것에 대해 경찰청장 해임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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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바야, 욕야카르타(족자카르타), 반둥, 파푸아 등 다른 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제2 도시 수라바야에서도 시위대가 폭죽과 둔기를 들고 주지사 관저 단지를 습격하려 하자 보안군이 최루탄을 쏘고 물대포로 맞섰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에서 숨진 배달 기사와 유족에게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이번 사건에 깊은 우려와 슬픔을 느낀다”며 “경찰관들의 과도한 행동에 충격을 받았고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만 “끊임없이 불안을 조장하고 혼란을 부추기는 세력에는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든 시민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정부를 믿어 달라”고 당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쿠르니아완의 부모 자택을 찾아 조의를 표하고 피해 보상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9월부터 하원 의원 580명이 1인당 월 5천만 루피아(약 430만원)의 주택 수당을 받은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로 뒤늦게 알려지자 지난 25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이외에도 연료 수당, 식료품 수당을 받고 있으며 최근 한 현지 언론은 국회의원들이 월급과 주택 수당 포함해 한 달에 1억 루피아(약 850만원)가 넘는 돈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회의원이 주택 수당으로 매월 받는 5천만 루피아는 자카르타의 월 최저임금의 약 10배에 달한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많은 국민이 급증한 세금과 실업률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5%대 경제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제조업 분야 일자리 감소로 노동자들 불만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공식적으로 해고된 노동자 수는 4만2000명을 넘었는데,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나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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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