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저수지 저수율 15% 붕괴 임박 시민 자발적 절수 동참…비 소식 없어
지난 24일 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뉴스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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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가 극심한 가뭄 속에 세대별 수도 계량기를 75% 잠그는 ‘제한급수 2단계’에 들어가며, 식수난 위기가 주말 정점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심각한 상황임에도 당분간 비 예보가 전혀 없어, 시민들의 고통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저수율 15% 붕괴 직전…계량기 ‘75% 잠금’ 시작
30일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전날 강릉 지역 식수의 87%를 책임지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5.7%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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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5만3485여 세대는 또다시 계량기 밸브를 또다시 돌리는 중이다. 시는 공무원과 이통장을 총동원, 가가호호 계량기를 돌며 ‘절수 안내’를 이어가고 있다.
추가 급수 확보를 위해 하류 남대천에서 하루 1만 톤의 물을 저수지까지 끌어올리고, 급수차 30여 대를 투입해 홍제정수장에도 하루 800톤을 공급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여전히 하늘은 무심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 강릉에는 비 예보가 전혀 없다.
강릉시는 오는 9월 1일 시청에서 ‘가뭄대응 비상대책 2차 기자회견’을 열고, 격상된 조치와 향후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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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강원 강릉시 구정면의 한 뷔페식당에 단축 운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2025.8.29/뉴스1
이런 상황에서 시민과 소상공인들은 자발적으로 절수 운동에 나서며 버티고 있다.
강릉 구정면의 한 뷔페식당은 지난 27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저녁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업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강릉시민으로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했다. 점심만 운영하며 물 절약에 동참하겠다”는 글을 남겼다.
식당 입구엔 ‘저녁 영업 중단’ 현수막이 걸렸고, 시민들은 “생업을 희생하는 결단이 대단하다” “진짜 응원받아야 할 가게”라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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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일부 대형 숙박업소는 여전히 수영장과 스파를 가동하며 물을 쏟아붓고 있다. 일부는 심지어 반려견 풀파티까지 예고해 시민들의 분통을 샀다.
강릉지역에 내걸린 물 절약 동참 호소 현수막.(뉴스1 DB)
강릉시는 숙박업소에 공문을 보내 운영 자제를 요청했지만, 현장 확인 결과 다수 업소가 여전히 시설을 돌리고 있었다. 이에 29일 오후 숙박업소 대표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자발적 동참을 재차 당부했다.
가뭄 소식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생수 지원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하루에만 한국농어촌공사가 2L 생수 2만 병을, 경기 양평군은 500mL 생수 1만 병을 강릉에 보냈다. 강릉원예농협과 속초시 자율방재단 등도 잇따라 생수를 전달했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어려울 때 손 내밀어주신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강릉=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