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선트, 그리넬, 헬버그 등 커밍아웃 ‘진보 의제에 적대적’ 알려진 트럼프 실제론 동성애에 거부감 별로 없어
6월 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D.C. 링컨 기념관에서 열린 월드 프라이드 집회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거대한 게이 정부(Big Gay Government)’란 제목의 기사에서 올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남성 동성연애자(게이)인 고위 관료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A-게이스(A-Gays)’라는 사적 모임이 신흥 권력 집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NYT는 이 모임 구성원들에 대해 “대부분 커밍아웃했고(동성애자임을 밝혔다는 의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은 국방부부터 국무부, 백악관, 케네디 센터에 이르기까지 수도 워싱턴 전역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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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6월 12일(현지 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6 회계연도 예산안 요구와 세제 개혁안을 검토하기 위해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도 그리넬 대사 등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관료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많지는 않았다. NYT는 당시 ‘정계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 공화당 인사들을 중심으로 행정부를 꾸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기독교 보수파의 목소리를 대변한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등을 중용하면서 이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그러나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공화당의 주류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도덕적 보수를 중시하는 세력이 인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에 따라 인사가 좌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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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AP/뉴시스] 6월 24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성소수자(LTGBQ) 단체 시위대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 반대하며 이들을 “성소수자 혐오하는 멍청이”라고 지칭한 현수막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전체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들이 여전히 소수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민주당 성향이 강한 워싱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하는 동성애자’임이 알려지면 같은 동성애자 집단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한다.
마가 지지자이면서 케네디 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성애자 케이시 플로레스는 “좌파 동성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성애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동성애자에게 제일 못되게 구는 자들은 다른 동성애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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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