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트럼프 정상회담] 워싱턴 향하며 기내간담회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 中과 절연 안해 친중이라면 친중 韓, 몇 국가와만 외교해선 살수 없어” 中관영매체 “韓, 전략적 자주성 필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미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한국계 첫 미 상원의원인 앤디 김 의원의 건배 제의에 잔을 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한미 동맹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함께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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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진 간담회에서 “외교에서 친중, 혐중이 어디 있나”라며 “대한민국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특정 몇몇 국가와만 외교 해서는 살 수가 없는 나라”라며 “친중, 친북, 친러, 잘하면 친공(공산주의)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그런 데 너무 연연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에서 이 대통령을 겨냥해 ‘친중·반미’라는 낙인찍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용주의 외교 기조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 李 “중국과 절연 안 하는 게 친중이라면 친중 해야”
이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 동맹”이라며 “우리가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중국과 절연할 거냐, 절연하고 살 수 있느냐”라며 “절연 안 하는 걸 친중이라고 한다면, 그런 의미의 친중이라면 해야 한다”고 했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적대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 대통령은 “어느 국가와 관계가 좋기 위해서 어느 국가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절연해서 적대적 관계로 전환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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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관계에 있어서 대한민국 국익을 중심으로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외교의) 기준은 국익이고 우리 국민 삶의 질”이라고 말했다.
● 중국 특사단 “미국발 통상전쟁에 양국 협력 중요해져”
중국 관영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 조치에 동참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한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 동시에 제3국의 제약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한국이 전략적 자주성을 갖춰야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진정한 존중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 억제에 동참해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외교부 산하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샹하오위(項昊宇)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만과 남중국해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선 신중해야 하고, 한국 내 극우 세력의 반중(反中) 조작을 억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방미에 앞서 중국에 파견한 특사단은 25일 왕원타오(王文濤) 중국 상무부장을 만나 한중 협력을 강조했다. 특사단장을 맡은 박병석 전 국회의장은 왕 부장에게 “미국발 통상전쟁이 글로벌 통상질서를 재편하고 있다”며 “양국이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하고 긴밀한 소통을 통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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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