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장동혁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채널A 광화문 스튜디오에서 열린 방송토론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24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되는 당원 투표와 여론 조사를 거쳐, 26일 최종 당대표를 선출한다. 2025.08.23. 뉴시스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거 결선 투표를 2022년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새 대표를 결선 투표로 선출하는 가운데 김문수 장동혁 두 후보는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투표 마감일(25일)까지 격돌했다. 두 후보 모두 반탄(탄핵 반대) 진영에서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결선에 올랐지만, 일대일 구도가 되자 각기 다른 승부수를 띄우며 막판까지 치열한 전략 싸움을 벌였다. 김 후보는 ‘용광로 통합’을 강조하며 찬탄 진영까지 포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반면 장 후보는 ‘단일대오’를 내세우며 막판까지 찬탄파에 대한 강경 기조를 유지한 것이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당 대표 선거 결선 결과를 발표한다.
● 金 “한동훈 공감” VS 張 “내부 적이 훨씬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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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장 후보는 한 전 대표 등 찬탄 진영에 대한 강경한 반응을 계속 이어갔다. 장 후보는 이날 “한 전 대표가 표현하는 최악은 저”라며 “밖에 있는 50명의 적보다 안에 있는 1명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하고 조직을 망가뜨리기 쉽다. 저는 지금 상황에서 50, 60명이 간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강조하는 용광로 통합에 대해서도 “그동안 당에 분란을 계속 야기했던 분들을 그냥 통합이라는 막연한 말로 다 끌고 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비판하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결단하고 당을 단일대오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당론과 배치되는 인사들은 정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 상반 전략 승부수…외연 확장 vs 당원 결집
두 후보가 선거 막판 상반된 전략을 들고 나온 건 최종 승리의 퍼즐을 각각 ‘외연 확장’과 ‘강성 당원 결집’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결선 후보가 발표된 바로 다음날인 23일 안 의원과 오찬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한 전 대표를 치켜세우며 이른바 ‘갈 곳 잃은 중도’와 찬탄 진영 표심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면 친한계 핵심에서 반한(반한동훈)의 대명사가 된 장 후보는 이른바 ‘윤석열 어게인(again) 세력의 핵심인 전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 씨를 감싸며 강성 당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던 본선 전략을 결선에서도 이어나가고 있다. 이른바 ‘내부총질 배신자 정리’ 프레임을 내세워 당심이 앞서는 현 선거룰(책임 당원 투표 80%, 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 상대 여론조사 20%)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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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후보의 상반된 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생각하면 외연을 확장해야 표가 늘어나고 승리 가능성이 커지는 게 맞지만, 이번 선거에선 찬탄 진영의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반탄 강성 당원들의 ‘역결집’이 나타날 가능성 역시 크다”며 “친한계의 결집, 반탄 진영의 역결집 중 어느 쪽이 더 세느냐에 따라 최종 결선 결과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