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 이화여대 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이지수 이화여대 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통풍은 흔히 ‘고기와 술을 많이 먹는 중년 남성의 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폐경 후 여성 환자가 증가해 실제로는 남녀 모두가 경계해야 할 질환이다. 여성의 통풍 유병률은 남성보다 2, 3배 낮지만, 폐경 이후에는 유병률이 점차 증가해 70세 이상에서는 남성과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이는 여성호르몬이 요산의 배설을 촉진해 가임기 여성에서 통풍 발생을 억제하다 폐경 후 호르몬 감소로 발병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통풍이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드물게 발생하는 것은 남성호르몬은 요산의 생성을 늘리고 배설을 줄이지만, 여성호르몬은 콩팥에서 요산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경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효과가 사라지면서 여성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통풍 환자는 △10대 337명 △20대 1800명 △30대 3001명 △40대 4870명에 불과했지만, 폐경기인 50대부터는 △50대 7536명 △60대 8629명 △70대 6760명 △80대 6733명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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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 부위에도 차이가 있다. 남성은 주로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급성 발작이 나타나지만, 여성은 발목이나 무릎 등 비전형적인 부위가 침범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지연되기도 한다. 여성 통풍의 진단과 치료를 개선하려면 맞춤형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통풍이 여성에게도, 특히 고령층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에 대해 환자, 의료진,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이지수 이화여대 목동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