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인터뷰]세계 첫 마이바흐 브랜드센터 프로젝트 총괄 박재인 아미글로비즈 대표
한옥 지붕의 굴곡에서 모티브를 얻어 완성된 세계 첫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한옥과 마이바흐, 그 사이에서
브랜드센터는 지난달 개관에서 외벽에 보이는 유려한 파도 모양 덕분에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한옥 지붕에서 볼 수 있는 암키와와 수키와가 만들어 내는 곡선을 재해석한 외관이다. ‘기와 파도’의 파형의 폭과 높이에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한옥의 미를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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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 프로젝트를 총괄한 박재인 아미글로비즈 대표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독립적인, 아울러 편안함을 강조한 공간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의 나선 계단에서 본 1층 공간.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마이바흐가 추구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정체성과 한국의 특성을 살려야 하는 프로젝트는 결코 쉽지 않았다. 브랜드의 엄격한 기준, 기술 소재의 차이, 예산의 제한까지 풀어야 할 숙제는 차고 넘쳤다. 박 대표는 예산과 품질 둘 다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지혜를 짜내야 했다. 외장재의 패턴을 규격화했고, 고급스러우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인 대체제를 찾았고, 미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공비가 적게 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미묘한 소재의 차이가 크게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내외장 소재 선정에도 빈틈을 보일 수 없었다. 박 대표는 “대체로 밝은 분위기의 공간이지만 3층의 상담 공간은 고객에게 편안함을 주는 우드패널로 마무리해 도심 속의 휴식처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우드패널은 나무다운 자연스러운 비정형 패턴이면서도 적절하게 정형화돼 있어 안정감을 줄 수 있어야 했고, 색감도 금속성 재질인 로즈골드와 어울려야 했다. 수도 없이 샘플을 만들었고, 결국에는 의도한 분위기를 가장 잘 연출하는 유럽산 패널을 찾아 적용했다. 박 대표는 “미묘하지만 살짝 다른 느낌이 나면 결국 공간 전체가 하나의 컨셉과 톤앤매너로 읽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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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 3층의 중정과 마이바흐 GLS 600.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박 대표는 센터 건립의 전 과정을 책임졌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본사와 한국법인, 국내 딜러, 협력 시공사 등 다양한 팀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예산과 일정, 디자인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관리했다. 박 대표는 “디자인의 완성도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해외 본사와 국내 사정, 자재 수급, 예산 등 실무의 모든 난제를 끊임없이 조율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했다. 1개 공정을 위해 수개월씩 반복 협상을 하는 생활을 3년이나 했다. 박 대표는 “힘은 들었지만 재미있게 일했다”며 “책정된 예산으로는 완공이 힘들 거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각 분야 협력사들과 함께 최적의 대안을 끝까지 찾아내 예산 범위 내에서 해결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그는 이어 “좋은 공간은 디자인을 존중해주는 클라이언트와 장인정신을 가진 시공사가 함께 만들어 내는 협주곡이라 생각한다”며 “완공됐을 때 본사와 국내법인, 딜러 등 고객사 측 임원들 기뻐하며 큰 박수를 보내줘서 모두들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 정면 외관.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30여 년을 공간 디자인에 전념해 온 그는 “공간 디자이너는 창작예술가가 아니라 사용자 관점의 해법 제공자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공간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브랜드의 스토리와 철학, 고객의 기대와 감성이 자연스럽게 체험되는 무대라는 의미다.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센터 3층에는 전문 바리스타가 상주하면서 상담고객에게 취향에 맞춘 커피와 차를 내놓는다. 허진석 기자 jameshu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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