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캡처 (@F08535729)
이 진입로는 한강 수면에서 약 27m 높이에 있어 강물에 잠길 가능성은 없다. 배수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대량의 빗물이 고인 것이다. 인근 주민은 “비가 많이 와 다리가 강물에 잠긴 건 봤어도, 다리 위 고인 빗물에 차가 잠긴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 다리(橋)에 물이 차 잠긴 경우는 처음
이틀 연속 서울 등 수도권과 중부 지방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단시간에 시간당 100mm를 넘나드는 ‘극한 호우’가 쏟아지며, 다량의 강수를 견디도록 설계된 시설물조차 곳곳에서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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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쯤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청사 인근 지상 도로가 물에 잠겼다. 공사 직원들이 급히 배수 작업에 나서 빗물이 청사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나, 약 1시간 뒤인 오후 1시쯤에는 공항 지하 통로에 성인 종아리 높이까지 물이 찼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시간당 100mm 이상 폭우로 배수에 문제가 생기며 지상 도로가 침수됐고, 역류로 지하에도 물이 찬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김포의 시간당 강수량이 101.5mm로, 200년 만에 한 번 있을 정도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도로와 선로가 물에 잠기면서 교통 차질도 속출했다. 도로와 선로가 물에 잠기면서 교통 차질도 속출했다. 14일 오전 7시 40분경 서울지하철 1호선 부천∼중동역 구간 운행이 5분간 중단됐다. 한강 수위 상승으로 잠수교 보행로가 전면 통제됐다. 전날 오전 11시 56분에는 인천지하철 1호선 박촌역사가 침수돼 열차가 무정차 통과했고, 주안~부평역 구간도 약 1시간 운행이 멈췄다.
경기 북부에서도 도로 곳곳이 잠기고 토사가 유출되면서 신호기 고장 등 피해가 잇따랐다. 14일 0시 56분경 고양시 덕양구 한 빌라 옆 공터에서 가로 1.5m, 세로 3m, 깊이 2~3m 규모의 싱크홀이 생겨 소방이 안전선(파이어라인)을 설치한 뒤 지자체에 인계했다.
● 극한 호우 상시화…배수 관리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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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극한 호우가 자주 발생함에 따라 도로·교량의 배수 능력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빗물만으로도 다리가 잠길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도시 기반시설의 배수 용량이 충분한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원철 연세대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배수 용량이 부족한 설비는 설계를 재검토해 확대하고, 극한 호우가 일상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상시 점검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4일 전국에 호우 특보가 해제됨에 따라 중대본은 이날 오후 4시부로 비상 근무를 해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도로·시설 침수 210건, 사면 붕괴 4건 등 피해가 발생했다. 중부지방에는 15일 오후까지 최대 40mm의 비가 더 내릴 전망이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부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