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김건희 여사 구속영장에 ‘공범’ 적시 도이치모터스 관련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 “다른 직원 명의 계좌까지 동원해 주가조작 가담” 공천개입 의혹 관련 “정당 민주주의 가치 훼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친 후 귀가하고 있다. 2025.8.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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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7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불법 거래 내역을 총 3832회로 산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특검 조사에서 “단순히 계좌를 빌려줬을 뿐 주가조작은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특검은 김 여사가 자신 명의 계좌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 명의 계좌까지 동원해 주가조작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하고 김 여사를 공범으로 판단했다.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선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해 정당 민주주의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적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줘야” 통화 녹취 확보
특검은 김 여사에 대해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등으로 청구한 구속영장에 김 여사가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를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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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 원을 줘야 하는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 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게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 특검 “김건희, 공천·정부예산 개입해 헌법적 가치 훼손”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공천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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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 원의 금품을 전 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에 대해 청탁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