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망고(Mango)’의 모습. 이 영상에서 앵무새는 갱단원이 가르친 마약 거래 은어 “Two for 25”를 따라하고 있다. (출처=랭커셔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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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for 25(두 개에 25)”
앵무새가 흥얼거린 이 짧은 문장이, 수감 중에도 마약 조직을 조종한 갱단 수장의 정체를 드러낸 결정적 증거가 됐다.
4일(현지 시각) 영국 랭커셔 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애덤 가넷(35)이 이끌던 마약 조직을 급습해 대량의 헤로인과 코카인, 현금다발, 그리고 수상한 앵무새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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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가 따라한 ‘마약 거래 암호’
앵무새 망고가 현금을 가지고 놀고 있는 영상. 이 영상을 근거로 급습한 마약 조직의 본거지에서 대량의 마약과 현금 다발이 발견됐다. (출처=랭커셔 경찰청)
휴대전화에는 한 여성이 앵무새에게 “두 개에 25(Two for 25)”라는 문구를 흉내 내도록 가르치며 노는 영상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이를 마약 판매자가 두 개에 25파운드에 판매할 때 쓰는 거래 은어라고 판단했다.
이 앵무새는 가넷의 여자 친구 섀넌 힐튼(29)이 키우던 애완동물이었다. 영상에는 ‘코카인’이라는 가사가 나오는 음악, 마약 포장 장면, 앵무새가 지폐를 물고 노는 모습까지 담겨 있었다.
경찰은 이 영상들이 마약 범죄에 연관된 증거로 보고 마약 조직의 본거지를 급습해, 대향의 마약과 현금, 문제의 앵무새까지 확보했다.
■ 수감 중에도 ‘원격 지휘’로 갱단 운영
검거된 조직원들. 두목인 가넷과 여자친구가 왼쪽 상단에 차례로 나와있다. 가넷과 갱단원들은 휴대전화를 통해 연락하며 1년 넘게 마약 거래를 해왔다. (출처=랭커셔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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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조직원 15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조직원들의 형량은 총 103년에 이른다. 이미 복역 중이던 가넷은 19년 6개월의 형을 추가로 받았다.
■ 경찰 “조직 잔당 추적 중”
앤서니 알베스 랭커셔 경찰 수사관은 “범인은 수감 중에도 불법적인 수단으로 조직원들과 교신해 왔다”며 “남아 있는 조직원 추적을 위한 수사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