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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60년대보다 훨씬 늘어난 우리 산림… 경제와 환경 함께 회복할 수 있다는 증거”

입력 | 2025-08-06 03:00:00

‘팔도 동물 열전’ 출간한 곽재식 교수
“극단적 기후변화 이야기보다
빗물 활용 등 현실적 접근 필요”



곽재식 작가는 “지구의 위기 같은 큰 이야기보다 우리 주변의 현실적인 문제를 더 많이 봤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제공


“우리 스스로 ‘한국은 자연이라고 할 만한 게 별로 없다’란 편견이 있어요. 그렇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최근 ‘팔도 동물 열전’(다른)을 출간한 곽재식 교수는 1일 인터뷰에서 “생명이 살 수 있는 공간이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가 산림과 숲 면적”이라며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여 개국 중 4위 정도로 최상위권”이라고 말했다.

숭실사이버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인 그는 특유의 재담으로 어려운 과학을 쉽게 설명해 ‘과학하고 앉아 있네’ 등 인기 과학 유튜브 채널의 섭외 1순위 인물.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등 40여 편의 과학 및 공상과학(SF) 소설을 출간한 다작(多作) 작가이기도 하다.

“그동안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환경 파괴적 모습을 부각하다 보니 관심을 환기하는 데는 성공했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우리 자연환경은 다 파괴되고 제대로 남은 게 없다는 오해도 생긴 게 사실입니다.”

곽 교수는 “또 하나의 오해는 경제,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 환경은 그만큼 오염되고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며 “1950, 60년대와 비교할 수 없이 양적·질적으로 늘어난 우리 산림은, 관심만 있다면 얼마든지 기술 및 경제 발전과 함께 환경도 회복되고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높은 인구밀도와 급격한 산업화·도시화에도 멧돼지가 민가에 내려오고, 고속도로를 건너는 고라니를 심심치 않게 보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라고 한다. 곽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일종의 유해 동물로 취급되는 고라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 단계 취약 등급으로 보호하는 동물. 세계적으로 중국과 우리나라에만 있는데, 1만 마리 정도인 중국에 비해 기이하게 한국에는 수십만 마리가 있다.

올해 한반도를 덮친 폭염 등 지구적 기후변화는 그에게도 가장 중요한 문제. 곽 교수는 “자칫 오해할 수도 있어 조심스럽지만 기후변화를 극단적·종말론적으로 이야기하기보다 우리가 주변에서 현실적으로 개선하고 노력할 수 있는 식으로 접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북극, 남극의 얼음이 다 녹으면 홍수가 나서 지구가 멸망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다 보니 종말을 막을 대책이 있으면 성공이고 없으면 실패라는 단순화된 관점도 생겼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이미 ‘기후변화 적응 기술(Climate Change adaptation)’이 국내에 소개된 지 10년이 넘는데도, 자극적이지 않아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도 했다. 기후변화 적응 기술이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부정적 영향에 대응하는 기술. 도시 녹지 확대, 홍수 대비 시설 구축, 빗물 저장 및 활용, 스마트 농업 도입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있다.

곽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점점 더 커질 테고, 이를 극복하는 기술이 나올 때까지 우리는 굉장히 오랜 시간을 버틸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런데 속된 말로 흔히 보는 것, ‘쇼킹’하지 않다는 이유로 관심을 못 받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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