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해역에서 규모 8.7 강진이 발생했다. 출처=미 지질조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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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8시 25분경(현지 시간) 러시아 극동 캄차카반도 인근 바다에서 규모 8.8의 강진이 발생해 사할린주, 쿠릴 열도의 상당수 지역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물론이고 태평양 일대의 일본, 미국, 뉴질랜드,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도 ‘지진해일(쓰나미)’ 공포에 휩싸였다.
진앙에 인접한 러시아에선 직접적인 쓰나미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도 최고 3m 높이의 쓰나미 경보가 내려졌고, 실제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캄차카반도에서 약 5800km 떨어진 미국 하와이주까지 쓰나미가 도달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 日 재난방송 ‘즉시 도망쳐!’…200만 명에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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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상청은 오전 8시 37분경 홋카이도부터 규슈에 이르는 태평양 연안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고, 오전 9시 40분경 다시 홋카이도와 혼슈 태평양 연안부에 쓰나미 경보, 규슈와 시코쿠 태평양 연안부 등에 쓰나미 주의보를 내리며 경계감을 높였다. 경보는 높이 3m 이상의 쓰나미가, 주의보는 1m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실제 이날 오후 혼슈섬 이와테현 구지항에서 1.3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 홋카이도섬 네무로에서 80cm, 인근 하마나카에서도 60cm의 쓰나미가 관측됐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태평양 연안을 중심으로 최소 200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41개 철도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고, 일부 기차역도 폐쇄됐다. 쓰나미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 다만 미에현에서 쓰나미 경보를 듣고 대피하던 차가 도로 옆 절벽 아래로 떨어져 58세 여성 운전자가 숨졌다.
● 러에 최고 5m 쓰나미…美 하와이에도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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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고 관영 타스통신 등이 보도했다. 러시아 과학학회지질연구소는 “최소 한 달 동안 규모 7.5에 이르는 강력한 후속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지진 발생지로부터 수천 km 떨어진 미국도 비상이 걸렸다. 하와이뿐만 아니라 서부 해안과 중남미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 쓰나미 경보가 내려져 상당수 주민이 대피했다. 하와이 마우이섬엔 1.74m 높이의 쓰나미가 밀려왔으며 캘리포니아주, 오리건주 해안에 0.5m의 쓰나미가 발생했다고 CNN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알래스카, 태평양 해안 등에서 쓰나미 감시 체계가 가동 중”이라며 “강건하고 안전하게 지내라”고 썼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뉴질랜드, 팔라우, 마셜 제도 등 태평양 인접 국가들도 쓰나미 주의 경보를 발령했다.
다만 일본은 30일 오후 9시40분경 일본은 쓰나미 경보 발령 11시간 만에 이를 주의보로 격하했다. 러시아도 같은날 역시 쓰나미 경보 발령 11시간 만에 이를 해제했다.
● 日,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처리수 방류 중단 韓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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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은 지난달 14일부터 13차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했다. 다음 달 1일까지 7800t의 오염수를 방류할 예정이었지만 쓰나미 우려로 긴급 중단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이날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를 발령하면서 독도를 자국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올려 논란을 빚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