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주년] 〈11〉 지방이 기업 동행 모델 만든다 전담 공무원 3년새 500→2797명… “4488건 애로사항 접수, 60% 해소” 中企 공정 개선-생산성 향상도 지원… 16조 투자유치-2만여명 고용창출 “지역과 기업, 동반성장 모델 보여줘”
김관영 전북도지사(오른쪽에서 두 번째)를 비롯한 전북도 공무원들이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 참여 기업의 생산 현장을 찾아 스마트공장 구축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전북도 제공
전북 완주군에서 이차전지 소재 기업을 운영하는 성도경 비나텍 대표는 과거엔 행정 지원이나 허가를 받기 위해 직접 서류를 들고 관청을 찾아다녀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설비 증설과 직원 채용 문제와 관련된 행정 업무를 사무실에서 간편하게 해결했다. 기업 전담 공무원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성 대표는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직접 와서 도와주니 회사 운영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고 기업 운영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 기업 전담 공무원 500명→279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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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행정은 책상 위가 아닌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도정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재정자립도가 하위권(2022년 기준 23.8%)에 머물고, 수도권·영남권에 비해 산업 기반이 열악한 전북의 현실을 반영한 전략이기도 하다.
전북도는 제도 시행 전, 과거 기업 전담 창구나 상담센터 등 유사 정책들이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운영돼 일회성에 그쳤던 점을 문제로 진단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기업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하고, 업무 전 과정을 설명서화했다. 전담 공무원은 매달 1차례 이상 기업을 방문하고 주 1회 이상 유선 상담을 진행한다. 응대 내용은 시스템에 입력돼 담당자가 바뀌어도 업무 연속성이 유지된다.
또 기존 ‘부서 지정-처리-안내’ 중심 구조는 ‘부서 지정-관계기관 거버넌스 매칭-현장 방문·컨설팅-처리 안내-사후 관리’로 전환됐다. ‘기업애로 해소 거버넌스’ 체계다.
2022년 전북도청 공무원 500명으로 시작된 이 제도는 현재 도내 전 자치단체로 확대돼 총 2797명의 공무원이 2797개 기업과 동행하고 있다. 올 6월까지 4488건의 애로가 접수됐고, 이 가운데 2666건(59.4%)이 해소됐다. 추진 불가 52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은 단기·중기 검토 사안으로 분류돼 후속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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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맞춤 지원… 생산성 평균 68% 향상
전북도는 현장 밀착형 행정뿐만 아니라 기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체질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다. 전북도는 삼성전자 출신 전문가 30명을 자문단으로 구성해 도내 중소기업에 파견했다. 이들은 공정 개선, 작업자 안전 강화, 생산 동선 최적화 등을 도왔다.
사업 시행 1년 만에 참여 기업 70곳의 생산성은 평균 68% 향상됐고, 품질은 56%, 매출은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특히 중대재해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며 작업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프로젝트를 통해 어수선하던 현장이 정돈되고 나니 사업장이 안전해지고 제품 품질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이와 함께 유망 기업을 위한 자금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2년부터 ‘전북 혁신 성공 벤처펀드’를 조성해 2024년까지 총 1조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현재까지 22개 펀드에 8183억 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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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방위적인 기업 지원 행정은 실제 투자 유치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민선 8기 이후 현재까지 전북도는 총 245개 기업과 15조9908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2만489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기업 유치가 절실한 타 지역 자치단체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 지사는 “낮은 재정자립도와 빠른 고령화, 청년 유출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넘기 위해 전북이 먼저 바뀌어야 했다”며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으로 확보한 자치 권한을 활용해 기업이 머무르고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