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본부 청사 개·보수 공사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다른 나라들도 일본처럼 돈을 주고 관세를 낮출 수 있게 할 것(buy it down)”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연합(EU) 또한 일본처럼 15%의 관세를 예상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미국에 5500억 달러(약 758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일본처럼 대규모 대(對)미국 투자를 해야 관세를 낮춰줄 뜻을 밝혔다. 이어 “일본이 한 일은 우리에게 5500억 달러를 주고 관세를 낮춘 것”이라며 일본에 대한 기존 관세는 28%였는데 ‘선불(up front)’로 5500억 달러를 지급하고 15%로 낮춰줬다고 설명했다. 이 투자에 따른 이득의 90%를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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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본은 자국 시장을 개방하기로 동의했는데 이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이건(시장 개방) 그들이 우리에게 낸 5500억 달러보다 더 큰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시장 개방과 선지급금을 합쳐서 일본의 관세율을 15%까지 낮춰준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도 그런 식으로 돈을 주고 관세를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러트닉 장관은 “한국은 유럽처럼 미국과의 협상을 매우 매우 원하고 있다”며 “한국이 일본과의 협상 내용을 읽었을 때 욕설을 내뱉는 걸 들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일본이 협상을 이뤄냈을 때 한국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는 상상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맙소사’ 싶었을 테고 오늘 내 사무실에서 (한국 측과) 얘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일본의 5500억 달러 투자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미국 내 전력, 일반 의약품, 선박 건조 시설 등을 건설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며 한국 측에도 대규모 투자를 압박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