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표 장타인 방신실이 티샷을 날리고 있다. 전반기가 끝난 22일 현재 방신실은 드라이브 평균 거리 258.7야드로 투어 선수 중 두 번째로 멀리 티샷을 날리고 있다. KLPGA투어 제공
방신실(21)은 17일 서울 강남구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이런 말을 했다. 올 시즌 LPGA투어 세 번째 메이저대회에 참가한 뒤 LPGA투어로 향하겠다는 생각이 굳었다는 것이다.
방신실은 “이전까지는 ‘언제 도전하지’란 생각을 하며 갈팡질팡했는데, 올해 대회에 참가한 뒤 내 비거리가 LPGA투어 선수들보다 절대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감을 가졌다”며 “특히 미국은 코스 세팅이 어려워 비거리가 나오지 않으면 불리하고, 파5에서 대부분 ‘투온’ 시도를 하는데 나 역시도 그랬기 때문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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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의 자신감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신장 173cm에 유독 긴 팔 길이를 지닌 방신실은 키에 비해 더 큰 스윙 공간을 만들어내며 루키 시절부터 ‘장타자’로 유명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했던 2023년에 방신실은 262.5야드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를 보이며 투어 선수 중 1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59야드를 날리며 투어 선수 중 두 번째로 장타를 때리는 선수다.
방신실은 “국내와 달리 미국은 방향성이 좋지 않아 다른 홀로 넘어가더라도 거기서 두 번째 샷을 치면 된다”며 “방향이 조금만 좋지 않으면 ‘OB(아웃 오브 바운즈·공이 경기 불가능 지역으로 벗어나는 것)’가 되는 국내에선 마음껏 칠 수가 없는데, 미국에선 그런 심리적 부담감이 없어 더 자신감 있게 칠 수 있다고 느껴졌다”고 했다.
올해 미국에서의 경험은 국내에서 더 정확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장타는 밀리지 않았지만 아이언샷의 정확도나 그린 주변에서의 쇼트 게임 기술력, 코스 공략 등에 대한 차이를 느꼈기 때문이다.
방신실은 “LPGA투어 선수들도 대회장에서 연습라운드 때는 다들 쉬운 것 같다고 말하는데, 정작 라운드가 시작되면 같은 코스가 아닌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어렵더라”며 “그린 주변에 벙커나 러프 등 함정이 많아 코스를 영리하게 공략을 한 뒤 정확하게 쳐야 내가 가진 장점인 ‘장타’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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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방신실이 KPMG 대회에 참가하기 직전까지 국내에서 그린적중률은 74.13%였는데, 미국을 다녀온 뒤 참가한 3개 대회에선 81.82%의 그린적중률을 보였다.
방신실은 이예원에 이어 두 번째로 올 시즌 다승(2승 이상)을 기록했다. KLPGA투어 제공
방신실은 “호르몬에 대한 문제이다 보니까 지난해까진 아예 근력 운동을 하지 못했는데, 올해 건강이 무척이나 좋아져 요가와 코어 운동 등으로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며 “후반기에 메인 후원사 대회이자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과 가장 좋아하는 코스인 블루헤런에서 열리는 또 다른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싶다. 우승하면 타이틀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미국으로 가기 전 최저타수상은 꼭 한 번 타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