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비닐하우스 농장 가보니 내부 온도 42.8도… 숨쉬기 힘들어 오이 생육 적정 25도 훨씬 웃돌아 수확 시기 놓치면 상품성 떨어져… “현장 방문해 실질적 대책 마련을”
“출하 시기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이런 폭염에도 일을 해야 합니다.”
비닐하우스 내부가 42.8도를 기록한 모습.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13일 충남 아산 지역 최고기온이 35도에 육박한 가운데 이종대 씨가 메마른 오이를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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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에서 과수원을 운영하는 김모 씨(62)도 상황은 매한가지다. 김 씨는 하우스가 아닌 노지에서 일하기 때문에 햇빛을 그대로 받는다. 올해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자 김 씨는 말라버린 사과나무 잎사귀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김 씨는 “폭염이 더 이어진다고 들어서 걱정이 많다”며 “그러나 날씨를 탓할 때가 아니다. 올해 농사를 망치지 않기 위해선 계속해서 과수원에 나와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농민들은 온열질환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어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아산시는 여름철 고온다습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농업인을 보호하기 위해 ‘보텍스 튜브형 에어 냉각조끼’를 농민 일부에게 보급했다.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극한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신기술 보급사업’의 하나로 올해 처음 지급됐는데, 농민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씨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농민들을 위해 다양한 것을 보급해 주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본다”며 “다만 고령 농민들이 이를 활용하거나 잘 받아들일지는 모르겠다.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농업 현장에 방문해 실질적으로 어떤 게 필요한지 직접 확인하고, 맞춤형 대책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