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VIP 격노설’ 강제수사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영장 적시 ‘경찰 이첩 보류 지시’ 등 물증 필요 尹, 내란 특검 출석 요구에 불응
尹 변호인 입회한 뒤 압수수색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팀이 11일 오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을 마친 뒤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이날 자택에는 김건희 여사가 홀로 있었고, 이후 변호인이 입회한 뒤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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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및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자택을 비롯한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채 상병 순직 사건을 경찰에 이첩해야 한다는 해병대 수사단 보고에 격노하면서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팀이 정점인 윤 전 대통령을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채 상병 특검팀 검사들과 수사관들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부터 낮 12시 16분 무렵까지 윤 전 대통령이 지내던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압수한 휴대전화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말 교체한 뒤 최근까지 사용하던 최신 기종 아이폰으로, 잠금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이 10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된 만큼 이날 자택엔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홀로 있었다고 한다.
특검팀이 이날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적시됐다. 당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들이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채 상병 사망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한 배경에 윤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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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내란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건강상 이유로 응할 수 없다”는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측에 수감 당시 신체검사 등에서 특별한 건강상 문제가 있었는지 묻는 공문을 보냈고, 이날 오후 “건강상 문제점이 객관적 자료로 확인된 바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14일 오후 2시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을 거부할 경우 강제구인 절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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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 수사] ‘VIP 격노설’ 尹자택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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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임종득 자택 등도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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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9시 30분경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사저가 있는 이곳에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및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섰다. 소식을 접한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급하게 합류해 특검팀과 로비에서 만나 자택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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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대 특검 중 첫 尹 자택 강제 수사
채 상병 특검팀은 앞서 7일 윤 전 대통령과 관련된 이른바 ‘VIP 격노설’ 수사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에 전격적으로 자택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기관이 윤 전 대통령 자택을 압수수색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내란 혐의 등 윤 전 대통령 부부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3대 특검 중에선 첫 자택 압수수색이다. 앞서 4월 30일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65)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이권에 개입한 혐의를 수사하기 위해 이곳을 압수수색한 지 72일 만이다. 이날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짐이 보관된 경기 구리의 임대 창고도 압수수색했다. 건진법사 게이트 당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던 장소다.
특검이 이날 김 여사와 변호인 등에게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최근까지 쓰던 개인 명의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윤 전 대통령 법률대리인인 최지우 변호사는 압수수색 종료 후 “(특검 측은) 휴대전화 1대만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 휴대전화는 잠금 상태의 최신 기종 아이폰으로, 잠금 해제에 필요한 비밀번호나 패턴을 이용자가 공개하지 않으면 잠금을 풀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이 압수수색에 나선 건 이번 수사의 핵심인 VIP 격노설에 대한 실체 규명에 윤 전 대통령이 최근까지 사건 관련자들과 연락한 내역을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VIP 격노설은 채 상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지 12일 뒤인 2023년 7월 31일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외교·안보 수석비서관급회의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다는 내용이다. 윤 전 대통령이 해당 회의 직후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로 질책했다는 의혹도 규명 대상이다. 이 밖에도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이 전 장관 호주 도피 의혹 등 각종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특검의 시각이다.
● 이종섭 전 국방장관 비화폰 확보… 통화 분석
김태효, 특검 출석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1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채 상병 사건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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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