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안철수 의원이 당 주류 지도부와의 이견을 밝히며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대위에서 자신을 포함한 혁신위 인선을 발표한 데 대해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국민의힘 혁신 당대표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2025.07.07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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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출범과 동시에 좌초했다. 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안철수 의원은 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혁신위원 5명 인선안을 발표한 지 15분 만에 사퇴를 선언하고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위원장 내정 닷새 만이다. 안 의원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요구했지만 ‘수용하지 않겠다’는 답을 들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의원이 요구한 인적 청산 대상은 대선 후보를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 교체하려 했던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 등 2명일 것으로 당 내부에선 보고 있다. 이날 당이 발표한 혁신위원 5명 가운데 안 의원이 추천한 인물 2명이 배제된 것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친윤 정치’ 청산은 국민의힘이 쇄신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첫 관문이었다. 지난 정부에서 친윤계는 ‘윤심’을 내세우며 당을 좌지우지했고, 그 결과 당은 실패한 국정의 공동 책임자가 됐다. 친윤 정치는 대통령과 불편한 당 대표를 끌어내렸고, 친윤 인사를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다른 후보에 대한 집단 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친윤 세력은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퇴행적인 행태까지 보였다. 대선 국면에서 후보 교체를 위한 새벽 날치기 소동은 친윤 세력의 전횡이 절정에 다다른 순간이었다. 국민의힘이 바로 서려면 최소한 이런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을 져야 할 인물들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묻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상황은 “마치 대선에 이긴 당 같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친윤과 영남 의원들 지지로 원내대표에 오른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등 핵심 당직도 친윤, 영남 의원 일색으로 채워 넣으면서 당은 ‘도로 친윤당’이 돼 버렸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서 당 지지율(22%)이 여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도 변화를 거부하는 국민의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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