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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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릴 듯 말듯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무리는 십중팔구 여성이다. 이유가 있었다. 여성의 청력이 2데시벨(dB) 더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특징도 있다. 인종, 환경, 언어에 관계없이 전 세계 모든 인구에서 오른쪽 귀가 왼쪽 귀보다 약간 더 나은 청력을 일관되게 보인 다는 점이다.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영국 바스 대학교, 프랑스 툴루즈 생물다양성 및 환경 연구 센터(CRBE) 등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청각 민감도에선 나이에 비해 생물학적 성별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수십 년간 연구자들은 청력 차이를 주로 나이, 소음 노출, 유전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는 환경과 성별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이번에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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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지속적으로 더 높은 청각 민감도를 보였다. 이전 연구에서 제시된 특정 주파수뿐만 아니라 검사한 전체 주파수 범위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약 2데시벨의 차이가 있었고, 일부 집단에서는 특정 주파수에서 최대 6데시벨의 차이를 보였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잘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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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가설은 태아기 호르몬 노출과 관련이 있다. 이전 연구에서는 자궁 내 발달 과정 중 안드로겐 노출 수준이 남녀의 청각 시스템 발달에 다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바스대 투리 킹 교수(밀너진화센터 소장)는 “민감도 차이는 자궁 내 발달 과정 중 호르몬 노출 차이와 달팽이관 해부학적 구조에서 남성과 여성이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뛰어난 청력은 단순히 민감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일반적으로 음성 인식을 포함한 다양한 청각 검사에서 더 나은 성적을 보였다. 이러한 우위는 뇌에서 청각 정보 처리 능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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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소음이 거의 없는 숲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청각 민감도가 가장 높았고, 고도가 높은 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청각 민감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차이는 5~7데시벨로 제법 컸다.
도시와 시골 지역을 비교하면 도시 인구는 농촌 인구에 비해 청력 특성이 더 높은 주파수로 이동했는데, 이는 도시에서 흔히 발생하는 저주파 교통 소음을 걸러내기 위한 적응으로 추정된다.
양 쪽 귀는 똑같이 들을 수 있을까?
아니다. 앞서 소개했듯 오른쪽 귀가 조금 더 우세한게 일반적이다.
청각 민감도는 18세에서 55세 사이에 점차 감소하며, 35세경부터 더 현저한 감소가 시작된다. 오른쪽 귀는 모든 인구 집단에서 약간이지만 일관된 우위를 유지하는데, 이는 민족, 생태적 맥락 또는 언어와 관계없이 보편적인 특성으로 보인다.
한편 청력은 인지 기능 유지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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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