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3일 조은석 당시 서울고검장(오른쪽)과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앞서 국감장에 도착하는 의원들을 기다리는 모습. 뉴스1
둘의 신경전은 지난달 28일 첫 출석 통보 때부터 시작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측의 비공개 소환조사 요구를 일축했다. 윤 전 대통령도 특검이 요구한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출석했다. 조사 받는 과정에서는 경찰의 참여를 문제 삼으며 조사실 입실을 한동안 거부했고, 출석부터 귀가까지 총 15시간 동안 실제 조사에 응한 시간은 5시간 5분이었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기싸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 특수통 vs 특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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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은 안대희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중수부에 합류해 대검 중수 2과장에 이어 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특검에서 수사팀장을 맡아 수사를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 들어 고검 검사(부장검사급)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승진한 뒤 검찰총장에 발탁됐다.
두 사람은 특수통 출신이지만 수사 스타일은 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특검은 정교하게 짜여진 법리와 논리로 끈질기게 수사하는 방식이었다면, 윤 전 대통령은 저돌적으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 6년 전 웃었던 尹…이번엔 조 특검이 칼자루
조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6년 전이다. 2019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물러나면서 두 사람은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당시 조 특검은 서울고검장,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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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가 검찰총장이 되자 조 특검은 검찰을 떠나 변호사 개업을 했다. 2021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4년간 감사원 감사위원,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역임하며 공직 생활을 이어갔다. 조 특검이 감사원에 있던 시절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었다.
12·3 비상계엄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사람의 운명은 또 한번 엇갈렸다. 조 특검은 이제 윤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하는 특별검사가 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수사하는 자와 수사받는 자로 다시 만난 두 사람의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앞으로도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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