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이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1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이은혜)는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모 대위(28·여)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는 원심의 징역 5년보다 6개월 더 늘어난 형량이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부중대장 남모 중위(26·남)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이 선고됐다.
■1명의 행위인가, 여러 행위인가…항소심 판단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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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하나의 행위가 여러 죄에 해당하는 ‘상상적 경합’으로 판단해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른 학대치사죄의 형량(징역 3~5년)을 토대로 형량을 정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별로 가혹행위와 학대 양상이 달라 단일한 행위로 볼 수 없다”며 ‘실체적 경합’을 인정하고 형량을 늘렸다.
■“엄마, 엄마” 외쳤던 박 훈련병…책으로 군장 채우게 해
사건 당시 부중대장이었던 남 씨는 5월 22일 밤 훈련병 6명이 취침 점호 이후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다음날 중대장 강 씨에게 구두로 보고했다. 이에 강 씨는 비정상적인 군기 훈련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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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훈련병은 뜀걸음 세 바퀴를 도는 도중 오후 5시 11분경 쓰러졌다. 하지만 강 씨와 남 씨는 열사병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신속한 응급처치를 하지 않았다. 박 훈련병은 의무대를 거쳐 민간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인 25일 오후 3시경 결국 사망했다.
■열사병 사망 확인에도…‘늦장 사과’ 논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박 훈련병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재판과정에서 강 씨는 박 훈련병의 어머니에게 사과 문자를 사건발생 25일만에 보내면서 ‘늦장 사과’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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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