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주 하원의원 부부를 총격 살해한 용의자 밴스 볼터가 15일 미네소타주 교외 그린 아일에서 검거돼 이송되고 있다. 복음주의자인 볼터는 낙태권에 찬성하는 의원들에게 적개심을 품고 이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린 아일=AP 뉴시스
● 정치 테러에 공포 커지는 미국
15일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볼터는 미네소타주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진행된 경찰의 수색 작전 끝에 미네소타주 교외의 한 들판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앞서 볼터의 차량을 먼저 발견하고, 인근 지역에 ‘집 문을 잠그라’는 메시지와 함께 최고 등급의 안전 경보를 내린 채 수색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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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사건에 대해 “뜬금없이 발생한 게 아닌, 오랫동안 이어져 온 현상의 결과”라며 “정치적 양극화, 사회적 소외, 허위 정보,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요인이 폭력을 낳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격 대상이 민주당이냐 공화당이냐와 상관없이 정치 테러는 민주주의에 큰 비용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 잇단 급증에 ‘셀프’ 총기 소지까지
브루클린 파크 경찰서의 한 경관이 14일 미네소타주 브루클린 파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 인근에 경찰 경계선을 설치하고 있다. 2025.06.16 미네소타주=AP 뉴시스
올 들어서는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새벽에 공관에 침입해 불을 지른 괴한에게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에는 워싱턴에서 주미 이스라엘대사관 직원 2명이 총격으로 숨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미 법원에서 제동 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판사에 대한 위협도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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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이번 사건 뒤 전국의 의원들이 사생활 보호와 안전에 대한 접근 방식을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미국 의원들은 유권자들의 알 권리 등을 위해 홈페이지에 집 주소를 공개하는 경우가 있지만 노스다코타주는 즉시 이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자기 방어를 위해 총기 소지 허가를 받아 직접 총기를 챙겨 들고 주 의사당으로 출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