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대목, 대형작품 줄이어 아찔 레이싱 ‘F1 더 무비’ 포문… ‘전지적 독자 시점’ 출연진 화려 코믹물 ‘좀비딸’ 웃음폭탄 장착… ‘엘리오’ ‘슈퍼맨’ 등도 관객몰이
레이싱 카를 몰고 트랙 위를 질주하는 브래드 피트, 현실이 된 웹소설 속에서 싸우는 이민호, 좀비가 된 딸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조정석….
올여름 극장가에 ‘흥행보증 수표’로 통하는 스타들이 출연한 대형 작품들이 몰려온다. 모터스포츠부터 판타지, 코믹물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해 팬데믹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한 극장가에 모처럼 활력이 돌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 브래드 피트-이민호-조정석 3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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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모터스포츠 영화는 그리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미국 포드와 이탈리아 페라리의 1960년대 스포츠카 경쟁을 다룬 영화 ‘포드 V 페라리’(2019년)가 관객 137만 명을 동원한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서 ‘빵 형’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브래드 피트의 스타파워에 2억5000만 달러(약 34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제작비가 기대감을 높인다. 톰 크루즈 주연 ‘탑건: 매버릭’(2022년)으로 국내에서 관객 823만 명을 동원한 조지프 코신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점도 기대할 만하다. 아찔한 트랙 위 질주와 함께 피트가 그리는 ‘중년의 질주’가 관전 포인트. F1 경기 마니아층 외에 일반 관객의 반응이 흥행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 기대작 몰린 여름 극장가, 반등 계기 마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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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7, 8월은 극장가의 전통적인 대목이었다. 여름방학과 무더운 날씨에 가족 및 연인 관객이 시원한 극장으로 몰리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여름 ‘텐트폴’(거액의 제작비와 유명 배우를 동원해 흥행을 노리는 작품)이 기대에 못 미친 성적을 내며 고전했다. 2023년 8월 김용화 감독 ‘더 문’은 관객 51만 명, 지난해 8월 전도연 주연 ‘리볼버’는 24만 명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달 27일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3가 공개되는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작이 여름에 공개되는 상황은 극장가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
영화계에선 단순히 시기에 의존하기보다는 극장가를 되살릴 제대로 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성수기와 비수기가 사라진 현 극장가에서 더 이상 여름 텐트폴 전략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며 “OTT에 익숙해진 관객들이 ‘극장에 가야 할 이유’를 다시 느낄 수 있도록 콘텐츠 기획과 상영 전략의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