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역사상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한 임현주 아나운서. MBC 뉴스투데이 영상 캡처
임 아나운서는 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이들이 떠들고 우는 모습들이 ‘민폐’라고 납작하게 규정되고 그런 시선들이 쌓이면 아이는 ‘배제되어도 괜찮은 존재’처럼 내면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책임한 행동들로 논란이 되는 것은 나잇대를 불문하고 발생하는데, 유독 어린이들만 개인의 행동이 아닌 ‘노키즈’로 분류하는 건 전체를 묶어서 배제하는 것 아닐까 싶다”라며 “만약 ‘30대 남성 출입 금지’ ‘20대 여성 출입 금지’ ‘어르신 금지’ 이런 문구를 보면 황당하지 않을까 상상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 아이에게만 그 문장이 너무 익숙한 사회가 된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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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지만 실제로는 아이를 보고 말을 걸어오거나 웃어주는 얼굴들을 훨씬 더 많이 마주하게 된다”며 “이 간극의 정체는 뭘까 신기했고 아이와의 외출이 더는 긴장의 순간이 아니게 됐다”고 했다.
임 아나운서는 “며칠 전 아이 둘을 데리고 간 식당에서 아이들이 동시에 칭얼대기 시작해 밥을 먹을 틈이 생기질 않아 진땀이 나면서 아이 둘과 외식은 사치였나 후회가 슬쩍 밀려왔다”며 “그때 옆 테이블에 있던 어머님이 저희가 밥을 먹을 수 있게 아이를 돌봐주시겠다면서 둘째를 안아 주셨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임 아나운서는 “무척 감사했고 이후로도 내내 생각이 났다”며 “옛말처럼 공동체가 아이를 키우는 것, 아이와 부모와 아이를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에게 이런 경험이 쌓이면 아이를 바라보고 대하는 많은 것들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했다.
임현주 아나운서와 가족들. 임현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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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아나운서는 2013년 MBC 공채 32기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그는 2018년 지상파 여성 앵커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이후 2023년 그는 영국 출신 작가 다니엘 튜더와 결혼해 두 딸을 낳았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