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 FPV 드론이 TU-95 폭격기를 폭파하는데 성공하는 장면. SBU 텔레그램 캡처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키이우 인디펜던트, 키이우 포스트 등은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FPV(일인칭 시점) 드론과 위장된 컨테이너 차량을 활용해 러시아 공군기지 5곳을 동시다발적으로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작전으로 러시아 공군 전략폭격기 등 군용기 41대를 파괴했고, 피해 규모는 20억 달러(2조 7606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후방 기지까지 뚫렸다…드론이 컨테이너에서 튀어나왔다
매체는 “SBU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4000km 이상 떨어진 시베리아 이르쿠츠크주의 벨라야 공군기지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전했다. 이르쿠츠크주는 러시아 시베리아에 있는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전선과는 멀리 떨어져 있어 후방 기지로 평가되어왔다.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기지를 타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광고 로드중
우크라이나군 FPV 드론이 TU-95 폭격기를 폭파하는데 성공하는 장면. SBU 텔레그램 캡처
러시아 현지 목격자들은 “고속도로에 주차된 카마즈 트럭에서 드론이 튀어나왔다”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거미줄 작전’…젤렌스키, 직접 설계하고 감독
SBU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는 원격 조종하는 FPV 드론이 각 공군기지 내 군용기들 향해 자폭한 뒤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영상이 올라왔다.광고 로드중
Tu-22M3는 소련 최초의 양산형 초음속 전략폭격기로 최대 속도가 마하 1.88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항속거리 6800㎞, 최대 이륙중량 124t으로 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장거리 전략폭격기 Tu-95MS는 냉전 시기 러시아 본토에서 출격해 미국으로 이동해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항속거리는 1만 5000km이며 최대 이륙중량 188t, 최대 시속 925km,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공대지 순항 미사일(Kh-55)을 최대 8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2628만 달러(약 363억 원)로 추정된다.
SBU 측은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군의 피해 규모가 70억 달러(약 9조 6900억 원)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또 러시아 주요 공군 기지 내 전략 순항 미사일을 운반할 수 있는 항공기의 약 34%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군기지 인근 고속도로에서 출격하는 우크라이나군 FPV 드론. X(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 언론은 이번 작전이 SBU 바실 말리우크 국장이 고안한 ‘거미줄 작전’이며, 1년 6개월에 걸쳐 준비되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진행 상황을 감독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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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공군기지 인근 고속도로에서 출격하는 우크라이나군 FPV 드론. X(트위터) 캡처
러시아 “드론 전부 격추”…그러나 화재는 인정
러시아 국방부는 이에 “우크라이나가 공군기지 5곳을 겨냥한 FPV 드론 테러 공격을 감행했으나 모두 격퇴했다”고 발표했다.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벨라야 공군기지와 올레냐 공군기지 내에서 화재가 발생한 부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화재는 모두 진압했고 군인이나 민간인 사상자도 없다”고 발표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