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위협 대비, 244조원 투입… “1980년대 레이건의 구상 완수” “육지-해상-우주에 배치된 무기로, 우주서 발사된 미사일까지도 요격” 천문학적 비용-기술 완성도 등 우려… ‘스페이스X’ 참여땐 이해충돌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 구상을 발표하고 있다. 그는 2029년 1월 퇴임 전까지 실전 배치할 뜻을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행정부는 골든돔이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은 물론이고 더 정교해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능력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제 완성까진 수십 년이 걸릴 수 있고 천문학적 비용, 기술적 완성도 등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특히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관련 계약 일부를 수주한다면 이해충돌 논란 또한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 “레이건 과업 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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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같은 공화당 출신으로 1980년대 집권했던 레이건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레이건이 40년 전에 시작한 과업(스타워즈 구상)을 진정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또한 골든돔을 “게임체인저”라고 불렀다.
골든돔은 지상뿐 아니라 우주에도 무기를 배치한다는 점에서 아이언돔의 확장판으로 여겨진다. 지상 레이더로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까지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기로 타격 가능하다는 것. 이를 위해 수백 개의 인공위성에 탑재된 우주 센서는 전 세계 어디서든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이 실시간 위협 탐지 및 대응에 활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국방부에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계획을 지시했다. 당시 그는 탄도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첨단 공중 위협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에서 해외 군사정보를 담당하는 국방정보국(DIA) 또한 최근 비공개 보고서를 통해 중국·러시아·이란·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골든돔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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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치매체 더힐과 뉴욕타임스(NYT)는 비용, 시간 등을 감안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골든돔이 배치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우주에서의 미사일 요격 기술과 고에너지 레이저를 특정 방향으로 집중해 쏘는 기술 등을 개발하는 데만 각각 최소 수년이 걸린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아이언돔은 대부분 유도 기능이 없고 속도가 느린 단거리미사일의 요격에 활용돼 왔다. 반면 골든돔은 훨씬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해야 하고,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요격해야 하는 만큼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골든돔에 투입될 비용을 1750억 달러(약 244조 원)로 추산했다. 그러나 더힐은 전문가들이 최소 수천억 달러에서 최대 수조 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예산처(CBO)도 우주 기반 요격체계 구축을 위해 향후 20년간 5420억 달러(약 759조 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해충돌 논란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골든돔 관련 사업의 많은 부분을 스페이스X가 수주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더힐 등은 전망했다. 스페이스X는 이미 방산업체들과 관련 계약 수주 전략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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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수 기자 hong@donga.com